[도입-8] 여러 번 봐야 한다는 것

한 번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

by 설원

지난주 예신의 불굴의 의지 덕분에 요즘 핫한 장소인 '청와대'를 구경하고 왔다. 다들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살다가 청와대를 구경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기대감에 부풀어서 주말에 방문했던 청와대의 첫 이미지는 '어린이날에 방문하는 에버랜드'였다.

대충 짐작하겠지만, 정말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고, 날은 정말 더웠다. 그럼에도 청와대 내부의 초록 초록한 나무들과 풀이 빛을 발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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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본관을 처음 갔을 때 나처럼 사진 찍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구경할 틈이 없었다. 날도 더웠고, 사람도 많은 데다가 예쁜 사진 한 장 찍기 힘들어서 "청와대도 다 거기서 거기지"라며 툴툴대면서 결국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내부를 보고 싶었지만 약 1~2시간은 뙤약볕에서 서서 기다려야 하는 걸 보니,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정확히는,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거 같다.


뜨거운 햇빛에 지쳐서 예신과 벤치에 앉아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오니 청와대 본관에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아마 입장하자마자 본관을 보고, 다른 곳으로 다들 구경하러 간 거 같다. 그래서 우리는 여유 있게 사진도 찍고, 구경을 해보니 "역시 청와대 왔으면 본관은 보고 가야지"라고 말했던 거 같다.


단지, 건물은 거기 있었고 나랑 예신만 2번 왔을 뿐인데, 처음 보는 것과 두 번째 봤을 때의 느낌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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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예전의 일이 생각났다. 나는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항상 전단지를 받는 사람이다. 이유는 없다. 뭔가 내가 받는 편이 전단지를 주시는 분도 빨리 퇴근할 수 있을 거 같고, 가끔 아주 드물지만 유용한 정보도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하면서 지나가던 중 나는 동료들을 보고 말하느라 전단지를 나눠주시는 걸 보지 못하고, 지나쳤었다. 그러다 한 분이 그러셨다. "그거 좀 받아주지, 예랑씨 너무하네!"

그때를 생각하면 당황스러워서 변명을 했었던 거 같은데, 청와대를 다녀오고 생각해보니 깨닫게 된 게 있다.


내가 아무리 9명의 사람 앞에서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10번째 사람에게 다른 행동을 한다면, 10번째 사람은 나를 그런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오는 깨달음 2가지.
첫째,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어쨌든 사람은 한결같아야 한다는 거다. 예전에 서비스 직을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직원인 나는 수십 명의 사람을 응대하기 때문에 100번째 손님일 수 있지만, 지금 오는 손님은 내가 첫 번째 직원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둘째, 사람의 모습을 판단할 때 1번만 보지 말자이다. 어떤 모습이든 지금 내가 보는 이 사람의 모습이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진짜 모습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 느끼고 판단하는 모습이 대체로는 맞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경험 상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간혹 내가 사람을 1번만 보고 잘못 판단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모든 사람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지 못한다.

비록 내가 잘못 판단했다고 할지라도,
내 MBTI 상 한 번 아니면, 돌이키기 쉽지 않던데.

어쩌겠는가,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내 감성적인 느낌이 더 앞서는 것을


오늘의 작가 연습,


S#1. 청와대 본관 앞(낮)

청와대 본관을 구경하려고 가까이 가는 예랑과 예신.

청와대 본관과 예랑, 예신만 나오게 사진을 찍고 싶지만,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찍지 못하고 여기저기 사람들에게 밀린다.

예랑: (사진 찍으려고 서있는데, 다른 사람이 치고 들어와서 사진 찍는다) 아니, 저희가 먼저 왔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을 찍고 가버리는 사람들)

예랑: (한숨 쉬면서 짜증 난다는 듯) 청와대 건물도 사람 사는 곳인데 다 거기서 거기지, (툴툴거리면서) 다른 곳이나 구경하러 가자.

예신: (사진 찍고 간 사람들을 째려보며) 응응, 그러자! 날도 더운데 (입 삐죽 내밀며) 너무하네


S#2.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사이 벤치(낮)

벤치에서 가져온 도시락과 간식을 먹는 예랑과 예신.

다 먹고, 주변을 구경하다가 다시 청와대 본관 쪽으로 간다.


S#3. 청와대 본관 앞(S#1과 같은 장소, 낮)

한적한 청와대 본관 앞 포토존에서 예신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랑: (예신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서) 역시 청와대 본관은 꼭 찍어야지! (흥분한 듯 목소리 크게) 인터넷 기사로만 보던 건물인대, 느낌이 다르다!

예신: (웃으면서) 신기하게 금방 사람들이 사라졌다. (예랑이 보고 오라는 손짓을 하며) 이리 와! 같이 찍자!


오늘의 추천 노래: SOLE(쏠) - "My 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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