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업무 차 대학교를 방문했다. 날은 엄청 더웠고 학생이 아닌 나에게는 익숙했으면서도 익숙해지지 않게 된 광경들의 연속이었다. 대학교 축제인지, 프리마켓을 하는 건지 향수, 모자, 음료 등 다양한 걸 파는 모습들이었다. (오늘까지 한다더라)
놀라웠던 건 내게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거였다. 대학생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를 느낀다는 것도(사실 나도 대학 때 활기차진 않았던 거 같기도) 축제의 두근거림도 없었다.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아직까진 음식이나 간식이 없어서 대학교 축제 특유의 느낌이 사라져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단지, 엄청나게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코로나가 끝났나라는 생각. 엄청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데 천막 하나 없이 서있는 분들을 보면 힘들어 보인다는 생각들 뿐이었다.
(실제로 판매하시는 분들끼리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대학교 축제임에도 해당 자리가 너무하다, 비싸다, 5시까지 있어야 한다 등을 말씀하시더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고 그늘에 앉아서 잠시 바람을 쐬고 보니 사실 내가 여유가 없어서 조금은 그렇다는 걸 알게 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분명 있지만)
뭔가 소소하게 축제를 하는 순간에도 학생들은 더운 날씨지만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고 판매하시는 분들은 웃으면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예신과 요즘 자주 하는 이야기는 여유인 거 같다.
경제적 자유, 여유 이런 것들이 언제쯤 생기려나, 생기기는 하려나,
모르겠다. 지나가다가 예신한테 선물할 게 있는지 구경이나 해야겠다. (결국 맘에 드는 건 없었다)
오늘의 작가 연습,
S#1. 대학교 OO건물 앞(낮)
배달원에게 음식을 받고 계산하는 A씨.
터덜터덜 자신의 매대 쪽으로 걸어간다.
S#2. 대학교 OO건물 건너편 매대(낮)
매대에 있는 물건을 한번 확인하고 그늘을 찾는 A씨.
매대 뒤쪽 벤치에 앉아서 배달원에게 받은 짜장면을 뜯어 비빈다.
A씨: (짜장면을 있는 힘껏 비비면서 큰 목소리로) 이건 진짜 너무하지 않나! 천막도 없고 더워 죽겠네
A씨: (짜장면을 비비다 말고 옆 매대에 있는 B씨를 보며) 대학교 축제인데, 금액도 비싸고 너무하지 않아요?
B씨: (한숨 푹 쉬고) 그러게요 (손목시계를 보고) 오픈한 지 3시간인데 아직 개시도 못했네요
(B씨 매대를 구경하러 온 학생들, 그러나 구경만 하고 지나간다)
A씨: (매대를 쳐다도 보지 않고 짜장면을 먹으면서 혼잣말로) 이러다 먼저 쓰러져 죽겠네
(B씨 매대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 때문에 그늘에서 나왔다가 매대로 갔다가를 반복하지만 판매하지 못한다)
A씨: (짜장면을 다 먹고 나니) 어휴, 아까는 짜증 나더니 (다 먹은 그릇을 보고) 배부르니까 그래도 살 거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