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업을 듣고 있던 '작가' 과정에 있어서 마지막 수업에는 글을 쓰는 어려움과 작가가 되기 위한 마음 가짐에 대해서 마무리를 했었다. 그때 마지막으로 소개했던 명언은 강신주 선생님이 14년(무려 8년 전)에 힐링캠프라는 곳에서 당시 28살인 청년과의 대화를 나눈 내용이었다.
배우가 하고 싶었던 청년은 묻는다. "오디션만 50번봤지만 낙방했기에 꿈을 계속 쫒아가야 하는지,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건지". 거기에 강신주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꿈을 이루지 못하면 평생 배우 근처에서 배회하는 귀신같은 나를 보게 될 것", "꿈을 포기할 때는 막상 해봤는데 별로인 것을 깨달았을 때이며 무조건 이룬 다음에 버려라"라고. "취업한다는 건 꿈이 아니라 그냥 먹고살겠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정말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아니 모든 사람이 하는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꿈을 좇아 간다는 것"과 "포기하고 먹고살기 위해 살아가는 것". 결론적으로, 이날 핵심은 "꿈을 이루지 못하면 평생 근처에서 배회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렇기 때문이다. 난 몇 년 전에도 글쓰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공부했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그렇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미련 때문인지, 다시 한번 귀신같이 꿈의 근처에서 배회하는 오늘의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강신주 선생님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아무리 노력해도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럴 때에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지에 대해 스스로 구시렁거려본다.
(아마 선생님이라면 그래도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을 거 같지만)
사실 모든 것은 관점의 차이이다. 어떤 일이든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꿈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꿈을 빨리 찾아서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걸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에 본 배우 '이정은'님의 인터뷰가 그랬다. 10년 만의 첫 주연이지만, 연기 활동을 할 때가 전성기라며 말씀하시는 게 생각나더라.
예신은 카톡 프로필을 자주 바꾸는 것에 대해 "불안함"이 큰 사람들이 그런다고 생각했었다. 나 역시도 충분히 공감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한 브런치 작가님의 "매일 카카오톡 프로필 바꾸기"에 대한 글을 예신이 읽으면서 그것이 재미로 이어지고, 대화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 말을 들어보니 참 신기하게 나 역시도 그랬다.
꿈과 같이 거창하게 느껴지는 것이든, 카카오톡 프로필처럼 조금은 사소하지만 근처에 있는 것처럼 결국 관점의 차이 혹은 바라보는 시점의 차이로 달라진다고 예신과 나는 생각했다. 뭔가 뻔한 자기 계발서처럼 '긍정적으로 바라봐!'가 아니다. 다만,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 우리가 하고 싶은 일, 응원이 필요한 일에 대해서 만큼은 어렵고 불편한 생각이 가득할 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의 작가 연습,
S#1. 예랑의 집(밤)
예신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겉옷을 입고 나가는 예랑과 예신.
S#2. 집 근처 길거리(밤)
늦은 밤, 사람이 한산한 거리에 간판 조명들만 빛나고 있다.
둘은 팔짱 끼고 걸어가면서, 다른 손으로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꾸려고 스마트폰을 보는 예신.
예신: (프로필 사진을 고르면서) 옛날에는 프사 바꾸는 게 불안해 보여서, 바꾸고 싶어도 참았거든?
예랑: (스마트폰을 힐끔 보고 예신을 본다) 응응, 그랬었지.
예신: (사진을 고르고 예랑을 보더니) 얼마 전에 브런치를 봤는데, 거기서 어떤 작가님이 카카오톡 프사를 일주일 동안 매일 바꾸기로 했다는 거야! 별다른 이유 없이 그게 재밌을 거 같아서
예신: (밤하늘을 보면서 다짐한다는 느낌으로) 근데, 그 말을 보니 프로필 사진을 바꾼다는 게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거 같더라고! (예랑보고 웃더니) 그래서 나도 그래 볼까 봐!
예랑: (스마트폰을 보더니) 그러게,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구나, (예신 보고 웃기) 나도 같이 그래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