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10] 익숙한 것에서 깨닫기

청와대 화장실

by 설원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 하고 고민하던 중에 청와대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날이 무척 더웠고, 사람은 많았던 바로 그날, 도입-8에서 이야기했던 바로 그날이었다. 열심히 걷다가 우리는 고객 휴게실과 화장실에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예신이 이야기했다.


"청와대에 있는 화장실 조차도, "화장실"이라고 안 쓰여 있는 걸까?"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다. 앞에 컨테이너로 설치된 간이 화장실에는 "Toilet"이라고 분명 쓰여 있는데 말이다. 근데 계속 보다 보니, 이상했다. "Toilet"이라고는 쓰여있는데, "화장실"이라던가, "해우소"라던가 이렇게는 쓰여있지 않았다. 글쎄, 새삼 예신과 걸어가면서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외국인을 존중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당시 방문했을 때 90% 이상은 우리나라 사람이었음에도 굳이 저렇게 써야 했나 싶었다. 차라리 한글과 영어를 같이 써줬으면 괜찮았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이런 일처럼, 예신은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에 대해 "깨달음"을 준다. 어쩌면, 너무나도 익숙해서 내 스스로도 인식 못하는 걸 예신이 말해줄 때마다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세상에 당연하고 익숙한 건 없다는데, 그걸 깨닫게 해 주기 때문에.


5.과제.JPG


오늘의 작가 연습,


S#1. 불빛이 적고 사람이 없는 으슥한 거리(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준기(남)를 둘러싼 여러 명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

어두운 길 가운데에 쓰러진 준기의 머리채를 잡는 인호.


인호: (다른 손으로 뺨을 툭툭 치면서) 어려운 일 아니잖아, 친구끼리 이 정도 부탁도 못해? (뒤에 둘러싼 애들을 보면서) 안 그래?

학교 폭력 가해자들: (박장대소하면서) 맞지, 맞지, 친구끼리면 부탁 정돈 들어줘야지!

머리채가 잡힌 채 부은 눈으로 울고만 있는 준기,

인호: (뺨을 점점 세게 때리더니 바닥에 준기를 세게 찍으면서) 친구가 이야기하면 대답을 해야지!! 준기야. 이러면 더 내가 화나잖아? XX.

준기: (울면서 인호 신발을 보며) 내가 정말 잘못했어.. 진짜 잘못했어, 뭐든지 할게, 제발 그만..

인호: (준기 목을 발로 밟더니) 그래, 이제 좀 대화가 되네? 넌 잘못 없어, 친구 부탁을 들어주는 게 나쁜 일이 아니잖아? 시키는 대로만 하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거잖아. 그럼 우리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 알지?

준기: (숨을 못 쉬겠다는 듯 손으로 바닥을 치면서) 알.. 알겠..

인호: (밟은 발에 힘을 주더니)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너네 집 찾아간다? 너희 부모님이든, 누나든 어떻게 될지 나도 몰라. 너랑 같이 여기 있을지도 모르겠네 (뒤에 학폭 가해자들과 같이 웃는 인호), 내일 아침 8시까지야. 늦지 마.


오늘의 추천 : 학교폭력 -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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