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13] 정명석 변호사가 되고 싶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예신의 추천으로 보게 된 드라마가 있다. 요즘 인기 많고, 화제가 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생각해보면 최근에는 항상 예신의 추천으로 보는 거 같다.)
사실 드라마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주연일 수밖에 없다. 주연은 비중도 가장 높고, 드라마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나오는데 어렸을 때는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여주인공과 함께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을 하는 드라마의 주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언제부터인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주인공에만 관심을 갖고, 주인공에만 보던 내가
조연(주변 인물들)을 보게 되었다.
(친구랑 이야기했을 때는 나이 먹어서 그렇다고 했지만)
최근에 보는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그렇다.
물론,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박은빈 배우가 연기하는 "우영우"이다.
배려심 가득, 잘생기고 유능함,
초 인싸에 만능 캐릭터로 보이는 "이준호"도 멋있다.
그렇지만 나는 우영우의 멘티이자 시니어인
"정명석 변호사"가 되고 싶다.
(최근 시청자들에게는 서브 남주가 아닌 서브 아빠라고 불린다던데)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 제공출처 : 문화뉴스(http://www.mhns.co.kr)
정명석 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별거 없다.
우영우 변호사 같은 천재성 혹은 특별함도 아니다.
이준호 캐릭터 같은 만능 초인도 아니다.
적당하게 인간미 있으면서, 때로는 프로페셔널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선임, 사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스마트하고 확실하지만, 배려와 자상함이 있는 인간다움"과
"후배한테도 배울 수 있다는 자세와 솔직한 인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정명석 변호사"는 그것을 갖춘 사람이다.
자폐 스펙트럼에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무시했었지만,
자기가 놓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던 모습이나,
본인의 말실수에 대해서도 사과했던 모습들이.
우영우가 장애로 인한 혜택과 배려를 받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배려가 아니라 잘하고 있는 모습을 이야기해주는 장면에서.
때로는 선임으로서의 자존심이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는 모습과 후배들의 일을 본인의 불찰이라고
말할 줄 아는 인간다움이 더욱 시선이 간다.
그래서 나는 우영우 변호사도 좋아하고,
이준호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합리적이면서 인간다움을 가지고 있는
정명석 변호사가 되고 싶다.
오늘의 작가 연습,
S#1. 정명석 변호사 사무실(N)
어두분 분위기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 정명석 변호사.
권민우 변호사가 고민이 있는 듯 조용히 이야기한다.
권민우: (조심스럽게) 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정명석: 응, 말해요.
권민우: 우영우 변호사, (잠시 머뭇하며) 페널티 받습니까?
정명석: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했다는 눈치로) 페널티?
권민우: 꽤 오랜 기간 무단결근을 했고, 지금도 출근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뉘앙스로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 삽입)
권민우: 기본적인 근태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사건만 딱 맡아서 하는 게 같은 신입 변호사로서 보기가 좀 불편합니다.
정명석: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그럴 수 있지 어.. 근데, 이건 우영우 변호사가 낸 사직서를 내가 아직 처리하지 않은 바람에 생기는 일시적인 상황이에요. (좋게 이야기하듯 살짝 미소 지으며) 뭐 조만간 어떻게든 처리할 겁니다.
권민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 사직서는 왜 아직 처리하시지 않는 겁니까?
페널티?
정명석: (웃음기가 싹 사라지면서 표정이 살짝 굳은 채 권민우를 바라본다)
권민우: (약간 뜸을 들이더니) 물론 우영우 변호사한테는 장애가 있으니까, 특별히 배려해주시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정명석: (권민우의 말을 끊으면서 단호하게) 배려가 아니라, 나는 우영우 변호사가 꽤 잘하고 있다고 보는데. 사건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힘도 좋고, 발상도 창의적이고
(권민우의 당황한 표정 모습 삽입)
정명석: 잘 보면 권민우 변호사도 우영우 변호사한테 배울 점이 (살짝 웃으면서) 있을 거예요. 원래 동료들끼리고 배우는 거잖아. 서로서로.
권민우: (납득하지 못했다는 표정,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한참 뒤에)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