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인연, 운명.
때로는 추상적인 이 단어들에 대해 나는 꽤 신뢰하는 편이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최근에 친한 형이 추천해 준 에스프레소를 먹기 위해 예신과 카페를 찾아서 갔다.
날은 흐렸지만, 너무나도 이쁜 카페에 기분이 좋았고, 좋은 카페를 발견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고 나서 근처 공원을 갔다가 발견한 곳이 있다.
차고지가 있는 단독 주택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로 이루어진 주택가.
분명 주말이라 많은 곳에 주차되어있고, 사람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세상 조용했다.
독서실에서 백색소음을 느끼는 기분이랄까?
예신과 나는 우오오오! 부자가 될 거야!!! 이런 스타일의 사람은 아니다.
단지, 이 날 이 거리를 같이 걸으면서(마치 부동산을 임장하듯), 이런 곳에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략 부동산을 보니 매매가 13억 원 수준이었고,
포스트 말론의 노래처럼 슈퍼에 타고 다닌다는 벤츠가 흔한 곳.
분명 다른 날이었으면 농담으로라도 "우리는 못 가지겠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사는 거야, 부럽다"라며
말하고 끝냈을 거 같은데, 이상하게 이날은 우리만의 목표가 생겼다.
앞으로 13년 뒤, 이런 집을 가졌으면 좋겠고, 저런 차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그것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단지, 무엇인가에 이끌려서 우리는 이곳에 왔고, 최근 포스트 말론의 노래처럼 자동차에 꽂혀있었는데
그런 자동차들이 여기 있었고, 그러면서 우리끼리 만든 목표였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렇게 될 거 같은 예감도 든다)
오늘의 작가 연습,
S#1. 길 건너 소음이 가득한 곳에 비해,
차분하면서 조용한 거리. 도로 주변에는 고급스러운 자동차와 주택들이 있다.
예랑과 예신이 걸어가는데, 아이들의 웃음소리만 작게 들린다.
예신: (신기하다는 듯 두리번거리며) 우와, 어떻게 길 하나 차이인데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예랑: (주변을 구경하느라 고개를 가만히 있지 못한다) 그러게, 와 집에 차고지들이 다 있네, 대박이다.
예신: (창문 사이로 비치는 대형 TV를 보며) 저거 봤어? 내가 본 TV 중에 제일 큰 듯!
예랑: 저게 어떻게 집에 들어갔지?? 엄청 크네 진짜!!
예신: (결심했다는 듯 예랑을 보며) 우리 나중에 이런 곳에서 살도록 열심히 하자, 돈도 모으고 아끼고 투자도 하고! (눈빛이 빛나면서) 내가 40대에 살 수 있도록!!
예랑: (약간 흥분된다는 듯) 대박, 나도 같은 생각 했는데!
예랑: (집과 주차된 차를 가리키면서) 우리의 목표는 이거다!!
웃으면서 결심하는 예랑과 예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