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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May 05. 2023

작가지망생의 슬럼프 탈출기(3)

남궁연 작가 - 읽히는 글쓰기를 위해(마음가짐부터 중요한 점까지)

지난 글에서는 소재부터 기승전결까지의 강연 내용을 정리해 봤다. 오늘은 마음가짐부터 중요한 점까지 들었던 내용과 내 이야기들을 써본다.


6. 마음가짐

앞선 글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 나왔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쓰기 시작하는 거다." 

남궁연 작가님께서도 첫 문단이 완성됐다면 반은 왔다 했으며,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처음 시작이 어렵다면, 본인이 생각한 부분을 먼저 쓰고 내용에 맞게 나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즉, 내가 생각한 파트가 글 전체의 중간이나 마지막이라면 먼저 중간을 쓰고, 그다음 처음이나 마지막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쓰고자 하는 내용을 일단 생각나는 대로 작성하고 나중에 다듬는 것도 추천. 


작가님의 말에 가장 공감했던 건 "본인이 재밌어야 한다"라는 말. 글 쓰는 사람이 재미있고 신난다거나 유익하다고 느끼면 독자들도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글 쓰는 사람이 괴로우면, 독자도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다. 이 말에 공감했던 이유는 "국어사전" 기획이 나는 재밌지 않았다. 내가 찾은 단어에 어울리는 소재와 글감을 찾느라 바빴고, 나의 생각이 아닌 부분에 대해 억지로 글을 쓰려고 하니 괴로웠다. 그게 압박이 됐고, 나의 슬럼프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글을 쓸 때 조금은 편하다. 배웠던 것, 내가 보는 시각에 대해서 글을 쓰고 매일 1개씩 글을 발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기 때문이다.


7. 다듬기와 표현방식

문장을 작성할 때 단문이 유리하다고 했다. 다만, 단문만 있으면 피곤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장문을 써야 한다. 그래서 보고서나 긴 문장을 1~2줄로 줄이는 연습하는 것이 많이 도움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것은 역시 "맞.춤.법". 제일 사소한 부분이지만, 글쟁이들이 이 부분을 놓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신뢰도가 많이 낮아진다고 하셨다. 나도 그래서 항상 글을 쓰고 퇴고하는 습관과 맞춤법을 확인하는 습관을 요즘 추가했다.


표현방식에서는 첫째, 적절한 어휘가 중요하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글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단어는 흐름과 신뢰도를 높이다. 그래서 남궁연 작가님은 때로는 생소한 단어를 써서 신선함과 전문성을 보여주지만 너무 많이 나오면 독자가 싫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전을 공부할 필요는 없지만 뜻은 찾아보자라고 하셨다. 그래도 국어사전 기획으로 내가 배운 점은 우리가 아는 단어의 뜻은 정말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내가 아는 단어에도 수많은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국어사전을 종종 보는 습관은 정말 필요하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둘째, 정확한 문장이 중요하다. 내 버릇 중에 하나는 "~것 같다. ~것 같아"처럼 불확실한 말을 많이 쓴다. 내가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정확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최근에는 명확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내가 불확실하면 읽는 사람도 "그렇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헷갈린다.


마지막으로는 필수는 아니지만 작가 고유의 "시그니처" 단어가 있으면 좋다. 사실 자기 브랜드의 시대인 만큼 "설원"이란 작가를 떠올리면 항상 사용하는 혹은 떠오르는 "단어"가 생긴다면 성공한 게 아닐까? 아직까지 작가지망생이기에 그런 단어는 글을 많이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라는 마음!


8. 글을 쓰며 내가 느끼기에 좋은 중요한 점들.


첫째, 허구성.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작가는 쓸 수 없다. 이미 내가 경험한 것을 글로 쓰는 순간 주관적인 관점으로 기술된다. 그렇기에 남궁연 작가님도 말한다. "노력해도 써놓은 순간 사실과 달라진다. 모든 사실은 생략과 요약, 그리고 창작의 가미가 가능하다.", "작가는 전능하지만 목적이 필요하며 중요한 것은 좋은 글이다." 

다만, 내 생각을 덧붙이면 창조 수준의 새로운 거짓말은 안된다. 물론, 거짓과 창작의 가미를 명확하게 가를 순 없지만, 나의 경험을 쓰는 글에서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을 경험한 것처럼 거짓말로 하면 안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쓰는 글은 창작의 가미가 아니라, 독자에 대한 기만이 된다. 이야기에 적당한 MSG를 넣는 것은 좋은 글이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에세이가 아닌 소설인 것처럼.


둘째, 생각과 시간의 흐름대로 묘사.

독자들이 궁금한 것은 작가 본인의 이야기다. 그렇기에 사고의 흐름이 작가도, 독자도 납득이 되어야 한다. 이야기가 일괄적이라 지루해진다면 시간이나 장소 등을 묘사하면서 현장감을 더해 환기시킬 줄도 알아야 한다. 

나는 종종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작가님들의 강연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날은 유독 처음 오시는 분들이 많았고,(사회자분이 북토크 전에 물어보셨다) 유독 50대 정도 되는 어른들이 많았다. 그런데 한 분 한 분의 강연 집중도는 나이와 상관없이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동일했다. 그런 분위기에 나 역시도 이입했다.


셋째, 유머감각/퇴고/다독

남궁연 작가님의 유머감각 꿀팁은 자기 비하 유머가 웃기는 성공 확률이 높다고 했다. 타인을 비난하지 않고, 웃길 수 있는 방법. 글을 쓸 때 제일 어려운 부분이 말로 하는 유머와 문장, 문단에서는 주는 유머는 다르다는 것이다. 대화를 할 때 나는 스티브 잡스만큼 말을 잘하고, 대화를 재미있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쓸 때는 유머계의 신생아가 된 느낌이랄까. 그래서 작가님은 웃기는 사람들의 글을 많이 보고, 형용사와 부사를 적절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퇴고는 모든 글에서 가장 중요한데, 내가 가장 많이 놓친 부분이다. 사실 글을 어렵게 쓰고 나니 내 글을 다시 보는 게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글을 정말 잘 쓰시는 작가님들은 초고보다 10배 더 신경 쓰는 게 퇴고이고, 글쓰기의 핵심 작업이었다.


다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전 글 '문체'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문체가 완성된 사람의 글을 보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배워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최근 본 유튜버에서도 뛰어난 수준이 되기 위해서, 어느 수준까지는 모방하는 게 좋다는 말에 나 역시도 공감한다.


내가 소개한 내용 이외에 내 머릿속을 강타한 내용을 추가로 써보면, "글쓰기는 타인을 생각하는 직업이지만 평생을 걸어볼 만하다", "책을 한 번 출간해 보는 게 좋다."이다. 처음 이야기했던 것처럼 나는 이번 강연을 통해서 다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고 다시 글을 쓰는 게 즐거워졌다. 


이전 글에서 작가님께 했던 내 질문과 들었던 답변은 이렇다.

Q. "지난 1년간 블로그/브런치를 해왔고, 슬럼프가 와서 1달 동안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고, 이럴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저의 무명시절은 10년이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글을 1달 동안 쓰지도 못했고, 이걸 계속하는 가에 대한 반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시 하게 됐고 꾸준히 쓰다 보니 됐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원동력이 있다면 글을 쓰게 될 거고 독서 모임을 나간다던가, 매체를 바꿔서 글을 써보는 방법도 좋을 거 같아요. 그러기에 어떤 방식이든, 방법이든 꾸준히 글을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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