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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May 07. 2023

작가지망생의 슬럼프 탈출기(4)

천지혜 작가 - "데뷔를 위한 신인 작가의 글쓰기"

이날 했던 두 번째 강의는 천지혜 작가님의 "데뷔를 위한 신인 작가의 글쓰기"였다. 나는 웹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주제에 아직 많은 콘텐츠를 읽어보진 못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천지혜 작가님은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이라는 드라마의 원작 소설 작가다.

참고로 천지혜 작가님의 소개를 들으니,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었다. 즉, 내가 드라마 작가, 웹소설 작가로서 어느 정도 인정받아 영상화까지 달성하는 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관심이 가는 강의였다.


드라마 제작사에서도 근무하셨지만, 천지혜 작가님은 드라마 작가가 아닌 웹소설 작가로서 성장하는 걸 강력 추천하셨다. 왜? 그건 요즘 드라마 작가로 등단하는 게 매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참고로 천지혜 작가님도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주변에서 그것도 빨리 작가가 됐다고 이야기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면서 웹소설 작가로서의 노선 결정이 필요하다는 말씀과 함께 강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봤다.



1. 자아실현 작가 VS 먹고살기 위한 작가.

과연 웹소설로 글을 쓰려고 하는 나는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 건가. 자아실현만을 위한 작가인가? 먹고살기 위한 작가인가? 자아실현 작가란 독자보다는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게 결코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웹소설, 드라마는 먹고살기 위한 작가가 되기 위한 노선이다. 그런 작가가 된다는 것은 생계 수단이라는 것이고, 흥행성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즉,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쓸 줄 알아야 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자아실현으로서의 과정을 포기하지 말라고는 하셨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과정으로 작가님은 시도, 에세이도 때로는 소설도 쓰신다고 했다. (게다가 물론 모든 품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2. 기획.

생계로서의 글을 쓸 때 아이템 기획이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웹소설의 트렌드와 일치하면 좋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스토리가 장르에 맞는지, 너무 지나친 SF/미스테리 장르인지, 웹소설에서 유행하는 코드가 담겨있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즉, 어떤 내용을 쓰더라도 독자가 읽고 싶어 하는 글을 써야 한다.


3. 구조도

웹소설은 긴 이야기고,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구조도를 무조건 그리자고 하셨다. 구조도를 그리면 엔딩까지의 스토리 진행이 수월해진다. 그래서 좋아하는 작품의 이야기를 구조도로 그리거나, 쓰고자 하는 장르의 플롯을 분석하면 좋다고 하셨다. (예시, 스카이캐슬 등을 분석한 구조도는 천지혜 작가님의 SNS에 공개되어있다)


4. 기타 참고 방법

웹소설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 페이지의 장르별 탑 100을 살펴보는 걸 추천했다. 

키워드/트렌드/유행하는 장르는 무엇인가? 

오늘 기준으로 네이버 시리즈 TOP 40까지만 봤을 때 내가 생각한 키워드는 역시 "복수", "재능 또는 천재"다. 트렌드 역시 아직까지는 복수, 회귀, 귀환이며 장르물은 현대 판타지 13, 로맨스 판타지 12, 판타지 7, 무협 6, 로맨스 2다. 현대 판타지와 로맨스 판타지가 많지만 TOP 5 안에 드는 것은 무협과 게임 장르였다.


천지혜 작가님은 기획안/제안서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시는 분이었다. 예를 들면, 로맨스 판타지의 PPT를 보여주셨는데 이야기의 중심축과 에피소드, 감정선과 로맨틱씬, 각 화마다의 구성은 물론 본인 작품만의 장점까지 구비하여 제출하셨는데 누가 봐도 이러면 뽑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리고 많은 정보들을 알려주셨는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도서 저작권 수출에 대한 교육이 무료로 열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님이 쓰신 미스테리 소설의 경우 실제로 유럽에 직접 영업하시고 판권 계약을 한다고 한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시간 관리. 정말 놀랐던 점은 작가님은 웹소설, 드라마를 동시에 하시면서 육아까지 하시는데 주말, 휴가 꼬박 다 쉬고, 밤을 절대 새지 않는다고 한다. 항상 소설/드라마를 쓰는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하고 건강과 충분히 못 잔다고 알았는데 이런 점은 나의 스타일이랑도 참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매일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나를 위해 자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다. 예시로 들어주셨지만, 처음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좋은 방법들인 거 같다. 나 역시도 예시로 들어준 방법에 나만의 프로그램을 고민해 봐야겠다.


1.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 10인 분석하기

2. 한국 영화, 드라마 명대사 분석&수집

3. 한국 드라마 플롯 분석

4. 하루에 3줄 이상 명문장 필사하기

5. 해당 캐릭터를 대표하는 '음악과 가사' 찾기

6. 내 작품과 가장 어울리는 BGM 찾기

7. 매주 출발 비디오 여행을 빼놓지 않고 보기

8. 로그라인 정리를 생활화하기

9. 한 달에 4권 이상 책 읽고 독서 기록 정리해놓기

10. 웹소설을 보고 나서는 짧게라도 감상문 적어놓기


천지혜 작가님의 강의는 실질적인 작법을 어떻게 써라!를 알려주는 강의는 아니었다. 워낙 웹소설이라는 분야가 방대하니 짧은 시간에 알려주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그리고 가능하면 클래스 101에서도 수강은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강연이 내가 좋았던 점은 3가지다. 첫째,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수행한 사람을 알았다는 점과 둘째, 글쓰기와 휴식/건강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스스로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려고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특정 공공기관에서 수행하는 웹소설 작가 과정에 지원하게 되었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나는 아직까지 통제가 어려운 사람이기에 기한과 코칭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고 만약 면접까지 통과해서 수행하게 되면 한 발자국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신청하게 됐다. 만약 이번 강연을 듣지 못했다면 나는 슬럼프에 빠지고, 웹소설/드라마에 대한 마음도 시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게는 올해 이 강연을 들은 것이 큰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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