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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원 May 03. 2023

작가지망생의 슬럼프 탈출기(2)

남궁연 작가 - 읽히는 글쓰기를 위해(소재부터 기승전결까지)

많은 사람들이 강연을 듣지만, 나는 강연에서 많은 것을 얻어 가지만 그만큼 한계도 많이 느낀다. 아무래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나는 강연자가 말하고 싶은 걸 온전히 느끼기보다는 단 하나라도 얻어 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특히 남궁연 작가님의 강연은 에세이스트가 되고 싶고, 에세이를 쓰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전체적인 강연의 흐름은 우리가 글을 쓰는 흐름과 비슷하게 알려주셨다. 1. 소재, 2. 글쓰기 시작, 3. 분량, 4. 문체, 5. 기승전결, 6. 마음가짐, 7. 다듬기와 표현방식, 8. 중요한 점들.

글을 쓸 때 흐름에 따라 하나씩 짚어준다는 건 나 같은 작가 지망생에게 정말 정말 큰 가르침이다. 게다가 원래는 현장 질문도 있었지만 나는 나의 간절함으로 사회자분에게 말씀드려 사전질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고, 다행히 그것이 채택되어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내 질문과 답변은 다음 글에서 공개!) 그럼 스스로도 되새기고, 좋은 내용을 공유하고자 이번에는 1번 소재부터 5번 기승전결까지 요약해서 적어봤다.



1. 소재

나의 직업, 나의 생활이 나에게는 익숙하고 진부할 수 있지만, 타인에게는 새로울 수 있다.

즉, 같은 행위도 누가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새로울 수 있기에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도 충분하다. 같은 소재라도 때로는 반복하거나 시간적으로 겹쳐서 써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


작가 지망생인 나조차도 꾸준한 소재를 찾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내가 [국어사전 단어]를 기획했던 것도 소재 찾는 고민을 줄이고자 시작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단순 반복적이라고 생각했던 내 직업, 출퇴근, 일상 등이 보는 관점, 독자에 따라 뻔한 내용이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한다면 '어떤 걸로 글을 쓰지?'라는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예를 들면, 남궁연 작가님은 응급실 의사로 본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하고 지루했던 응급실의 모습들을 글로 썼다니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온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 역시도 요즘에는 반복적인 나의 일상 속을 "작가 지망생"의 시선으로 보는 것들을 토대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2. 글쓰기 시작.

소재를 정했다면, 글을 바로 쓰는 게 중요하다. 일단 시작하되, 내 글에는 감동, 재미, 목적 중에 하나라도 있는지 고민해 볼 것.


3. 분량

에세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분량이었다는 사실이 의외였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겪은 사건을 모두 독자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 저녁을 먹기 위해 슈퍼에서 재료를 사고 집에 와서 반찬과 김치찌개를 만든 다음 수저를 세팅하고 밥을 먹었다는 것을 독자에게 전부 말하는 게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 아니라면, "오늘 저녁으로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었다"라고 표현하여 지루하지 않도록 이야기를 자르거나 줄일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사건을 설명하는 시작점과 끝을 정하고, 시작과 끝에서 재밌는 이야기나 이야기를 여는/마치는 문장을 만들면 좋다고도 하셨다.

 

다만, 습작하는 단계에서는 분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쓰는 게 좋지만 너무 긴 글은 읽히지 않고 쓰기도 힘들다고 한다.(그래도 글을 길게 쓸 줄 아는 건 능력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작가의 필수 역량은 분량을 조절할 줄 아는 것이며, 글을 경제성 있게 압축하고 줄이는 것은 좋은 훈련이라고도 했다.


4. 문체

문체라는 의미는 사실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글에 어울리는 분위기와 단어, 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글이 웃긴지, 감동적인지, 진지한지, 감정적인지에 따라서 어울리는 분위기를 풍겨야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문체만 좋아도 평범한 내용이 빛이 난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런 문체를 완성한다는 것은 결국 글쓰기 자체를 완성한다는 것이므로 결국 글을 다 써보는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알려주신 팁은 문체가 좋은 사람들의 책을 참고하고, 자신의 것으로 끌어당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참고로 김훈 작가님은 이순신 장군의 문체를 참고하여 간결하고 직설적이라고 하셨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문체를 한번 돌이켜봐야겠다. (좋은 문체를 가지신 작가님들을 아신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5. 기승전결

흔히 나와 같은 초보자들은 항상 이야기를 처음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특히 이야기가 쓰는 대로 흘러갈 때가 많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야기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를 설정하고 글을 시작하라고 했다. 내가 쓰는 글의 재미, 감동,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도 어렵다면 글이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하라고 하셨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여러 번 이야기했던 것처럼 내가 쓰는 글의 포인트를 잡지 못하다 보니, 단순 정보 전달의 글이면서 무엇을 말하는지 작가도 독자도 모르는 글이 된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시다면 내가 브런치에 쓴 [국어사전으로 글을 씁니다]를 읽어보면 바로 감이 올 거 같다)


사실 실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작가 지망생이라면, 여기까지의 조언들이 정말 실질적인 도움의 이야기들이었다. 소재를 찾는 것부터, 어떻게 글을 쓰고 분량과 문체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찾는 단계. 그리고 나만의 문체를 찾고 포인트를 잡는다는 것의 중요성까지. 실질적인 TIP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써라. 무작정 써라"이다. 

다음 남궁연 작가님의 강연 후기에는 6. 마음가짐, 7. 다듬기와 표현방식, 8. 중요한 점들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다만 걱정하지 마시라! 이렇게 많은 정보는 공유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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