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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wroad Jul 09. 2022

가지 않았던 길

이제는 갈 수 있는 길

우리나라가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평생 살아가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일상의 무게 때문이라고 대부분 이야기를 하고 그것이 당연한 듯 서로 고개를 끄덕인다.


세상을 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수단은 두 다리이고 두 다리보다 조금은 빠른 것이 자전거다. 이동 자체라는 것만 생각하면 자동차가 더 나은 선택이지만 어느 동네 구석이건 양발만 땅에 디디면 돌아볼 수 있는 자전거에 비할바는 아니다.


애초에 자전거 종류를 선택할 때 나름 갖춰진 복장과 속도를 추종하는 로드가 아닌 MTB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내 기준에서 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은 풍광은 도로보다는 거친 길 위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친 산길을 누비기에는 신체 감각이 많이 무뎌졌지만...


그러고 보면 '길'이라는 주제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던 시절에도 내 삶의 화두였는데 이제는 길 위를 달리며 그 길의 느낌을 좀 더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스럽다. 큼직한 카메라와 렌즈 대신 휴대폰 하나만 들어도 되니 또 다행스럽다.


여전히 자전거를 타기에는 무더운 날씨다. 자연스레 새벽 5시 정도에 집을 나서는 것도 습관이 되었다. 더운 것이 힘든 것도 여름이지만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설 수 있는 배려도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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