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골레브닉, 지츨리벡
* 글을 시작하기 전의 단락 나누기 기호의 약속입니다
이 줄 아래의 글은 허구다
이 줄 아래의 글은 사실이다
* 출처가 없는 사진은 제가 찍은 것입니다.
* 출처가 없는데 그림 우측하단에 별이 있는 것은 AI Gemini와 그린 것입니다.
시작합니다.
난쟁이는 인간의 친구로 지내며, 인간과 공존하다가 세계 2차 대전 이후 인간에게 실망하여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세계로 숨었습니다. 지금은 청동 조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청동 조각들은 그들을 그리워하며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다시 친구가 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만든 우정의 상징입니다.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을 난쟁이들에게 전달하고자 기억나는 난쟁이들을 조각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브로츠와프 광장의 명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나무 그늘이 닿지 못해 뜨거워진 벤치 뒤로 잔디밭이 있고, 그 잔디밭 위에 흔들리는 아관목이 있다. 하늘에는 작은 하얀 구름이 흩어져 있으며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다. 아관목의 흔들림이 멈추고 손에 종이를 들고 작은 가방을 멘 25cm 크기의 난쟁이가 나타났다. 뾰족한 남색 모자를 쓴 난쟁이가 고개를 돌린다. 하늘 같이 푸른 눈동자, 턱수염이 있는 햇살에 그을린 얼굴이다. 눈과 비슷한 푸른 색인 넥타이에 긴 검은 코트를 입은 정장 차림이다. 신발은 모자와 같이 뾰족하고 남색이다. 그의 이름은 닉(Niklaus, Nik)이다.
닉은 독일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6년 만에 돌아오는 길이다. 골레브닉(Golebnik, 비둘기 조련사)으로부터 바뀐 브로츠와프 지도를 비둘기를 통해 받은 것이 일주일 전이다.
닉은 그 지도를 들고 아버지 지츨리벡(Życzliwek, 친절 전도사)을 찾아가는 중이다. 겨우 6년이라 지도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새로운 건물이 생기고 그 사이로 새로운 길이 생겼다며 지츨리벡이 골레브닉을 통해 지도를 전달해 주었다.
아버지 지츨리벡은 친절한 난쟁이이다. 그는 항상 닉에게도 친절한 난쟁이가 되라고 했다. 닉도 친절한 것도 좋았지만, 항상 친절한 것이 항상 좋은 것인지 아버지와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만약 누군가 내게 화를 낸다면 같이 화를 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는 해와 바람의 이야기를 하며, 바람이 화를 내는 거라면 해는 친절을 베푸는 거라고, 친절한 것이 결국 이긴다고 말씀해 주셨다.
오늘은 정말, 친절이 이기는 날이로구나. 닉은 코트를 벗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지도를 든 손을 보며, 다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한 시간 후, 닉은 시청(Urząd Miejski) 앞에서 해바라기를 들고 친절한 것이 최고라고 외치고 있는 지츨리벡에게 달려갔다.
"아버지"
"오, 닉, 왔구나."
두 사람은 2년 만에 서로를 안았다. 2년 전 지츨리벡이 독일로 닉을 방문하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등을 토닥이다가 얼굴을 마주 보았다. 지츨리벡은 긴 흰 수염이 있는 인자한 얼굴이었다. 항상 친절하고, 항상 웃었으므로 그 세월이 얼굴이 남아있었다. 지츨리벡은 닉과 집으로 향했다. 시청 마당으로 들어가 구석에서 돌 하나를 들면 집 입구가 숨겨져 있었다. 닉은 6년 만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짐을 정리했다. 짐을 정리하고 씻고 나니 플라키(flaczki, 소곱창 수프) 향이 집안을 채웠다. 지츨리벡은 닉과 먹을 저녁을 미리 준비해 두었는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플라키와 사워도우 빵이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두 사람을 저녁을 먹으며 2년 간의 안부를 전했다.
"닉, 이제 무얼 할 거니?"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칠 거예요. 하지만 2달 정도 여유가 있어서 당분간은 고향 친구들을 만나며 조금 쉬려고 해요."
"그래, 좋은 생각이구나, 너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거야. 아이들에게 친절한 행동도 가르쳐 주고 말이지."
"네."
닉은 웃었다. 아버지는 친절 전도사이며, 시청 앞에서 친절에 대해 홍보하지 않을 때는 페이스북을 통해 친절해야 하는 108가지 이유에 대해 적거나, 일상에서 친절할 수 있는 마음 가짐에 대해 해바라기 사진과 같이 올리기도 한다. 친절하고, 부지런한 난쟁이다.
저녁을 다 먹고 닉은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너무나 오랜만에 자신의 방으로 가서 누웠다. 천장에 아버지가 붙여준 야광 해바라기가 보였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다가, 해바라기를 세다가, 다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다가, 해바라기를 세다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