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야기의 시작

by 설애

폴란드 브로츠와프 르넥 광장에는 난쟁이들이 있다.

그 난쟁이들은 돌을 훔치기도 하고, 가게 앞에서 홍보도 하고, 책도 읽고, 여행도 하고, 창살에 갖혀있기도 하다.

처음 발견한 난쟁이 떼, 아니 오케스트라


예전 팀에서 실시한 강점찾기에서 나는 최상주의자, 적응성, 탐구심, 공감, 개인화라고 정의되었다. 이 중에서 탐구심은 물건이나 아이디어를 수집해서 정리하는 특성이다.


당신은 탐구적입니다.
당신은 물건들을 수집합니다. 단어나 사실들, 책 또는 인용문 등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나비나 야구 카드, 인형이나 옛날 우표와 같은 물건들을 수집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수집하든, 그것은 흥미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수많은 것들로부터 흥미로움을 찾아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바로 그 무한한 다양성과 복합성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당신이 책을 굉장히 많이 읽는다면, 그것은 꼭 당신의 이론들을 더 세련되게 다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료 보관소에 더 많은 정보를 넣어두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여행을 좋아한다면, 이것은 각각의 새로운 장소마다 신기한 물건들과 새로운 사실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런 것들을 입수해서 저장해 둡니다. 왜 저장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요? 저장하는 순간에는 언제, 왜 이것을 필요로 하게 될지 말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 볼까요? 이것들이 유용해질 날이 올지 혹시 압니까?
어쨌든 당신은 이런 모든 가능성들을 생각하면서, 버리기를 꺼려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계속 물건이나 아이디어들을 수집해서 쌓아두고 정리합니다. 이것은 재미있습니다.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그리고 어쩌면 어느 날,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 이것들 중 무엇인가가 가치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겠지요.
강점찾기, The Gallup Organization


현재 모으는 것은 책, 시, 여행지의 자석, 달 모양 귀걸이 정도이다. 그런데 르넥 광장에 가니, 난쟁이들의 스티커를 모으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건 모아야 한다.


광기가 살아나고, 나는 홀린듯 기념품 가게에서 난쟁이 스티커 북을 산다. 스티커 총 60개, 난쟁이들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나는 1번 난쟁이를 시작으로 탐험하며 보물을 모으듯 난쟁이를 찾아 스티커를 붙인다.




토요일 오후 슬슬 걸어서 간 르넥 광장에서 나는 갑자기 NPC(Non-Player Character의 약자, 게임 설명이나 퀘스트를 주는 역할)도 없이 퀘스트를 시작한다. 길치인 나는 23,072보를 걷고 35개의 스티커를 찾아서 붙였다.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일요일, 당연히 아침 먹고 출발이다.


오늘은 다 찾으리라


생각보다 숙소에서 거리가 멀었으므로 자전거를 빌려타고 시간을 아낀다. 어제 못 찾은 난쟁이들을 최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경로를 계획해서 나왔다.

하나하나 찾고, 스티커북에 없는 난쟁이도 다 찍어서 스마트폰에 모은다.




결론적으로 60개 중 57개를 찾았고,

1개는 공사 중인 곳에 있어서 찾을 수 없었고, 2개는 아무리 그 주위를 빙빙 돌아도 못 찾아서 포기했다.




난쟁이들은 3D조각이므로 보는 방향에 따라 표정이나 느낌이 달라졌고, 모두 다른 포즈로 이들이 모두 다른 개체로 말을 거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내 혼을 담아 이들을 살리기로 한다.

이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서 정성을 다해 움직이게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 이 무계획의 여정을 시작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