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거리에서

빈센트, 파파, 디아나

by 설애

아침 햇살이 수프라의 진한 갈색 머리 위에서 미끄러졌다. 수프라에게 눈이 고정되어 멍해진 닉을 툭치며, 레스코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자며 끌었다.


"알리챠, 수프라, 저녁 공연에 올꺼지? 그 때 보자구. 닉은 아직 만날 난쟁이 친구가 많아서 말이지."


닉은 저녁에 다시 만난다는 말에 조용히 웃으며 레스코를 따라갔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자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을 그리는 빈센트(Vincent) 뒤로 알리챠와 수프라가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영화 ‘사랑하는 빈센트’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난쟁이 동상이 폴란드 브로츠와프 거리에 세워졌다.

빈센트 난쟁이 동상은

브로츠와프 시 기념관과 연구기관이 후원하고

폴란드 예술가인 베아타가 제작을 담당했다.

화가, 빈센트(Vincent)
출처: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1803051317469665


레스코는 닉을 끌고 파파(Papa)에게 갔다. 파파는 1cm의 작은 요정으로 따로 종교가 없는 난쟁이들을 지켜주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다. 파파는 인간의 엄지 손톱보다도 우리 난쟁이보다도 작았다. 하지만 그가 오면 모두 그의 말을 따라 화해하고, 술을 마시고, 웃었다. 그는 그를 부르러 오는 난쟁이들의 어깨에 앉아서 난쟁이들의 평화를 유지했다.

"파파, 내가 왔어."

"응, 닉이로구나."

파파는 무겁게 눈을 뜨고 닉을 보았다. 파파의 나이는 아무도 모른다. 몇 백년을 사는 난쟁이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밖에는. 그리고 다시 눈이 감겼다. 눈을 감아도 난쟁이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있는 것을 알지만, 닉은 인사를 한 것으로 만족하고 파파와 헤어졌다.


수호신, 파파(Papa)




난쟁이가 브로츠와프의 상징이 된 것은 1982년에 일어났던 오렌지 운동 때부터이다. 오렌지 운동은 반(反) 공산주의 운동인데 당시 참여한 시민들이 도시 곳곳에 난쟁이 그림을 그리며 공산주의 정권을 조롱한 데에서 유래했다.
난쟁이 동상은 그 이후에 이 운동을 기념하려 2001년 토마사 모체크(Tomasz Moczek)라는 아티스트가 시비드니츠카(Świdnicka) 거리에 '파파 난쟁이(Papa Krasnal)' 동상을 세운 것이 시초가 됐다.


출처




레스코는 구시가지를 지나며 친구들의 이야기를 했다. 레스코처럼 음악하는 친구들, 주식하는 친구, 건축하는 친구, 친구들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이스크림 가게에 도착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그 앞에서 짙은 갈색 머리를 땋아 오른쪽 어깨 위로 올려둔 소녀를 만났다. 레스코가 그소녀에게 아는 척을 했고 소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헌법 소녀, 디아나(Diana)

소녀가 아이스크림을 받아 떠나자 닉이 물었다.

"누구야?"

"수프라의 동생 디아나(Diana, 빛), 수프라는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고 디아나는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헌법을 들고 다녀."

"자매가 열정적이구나."

"급진파들이지. 또 유명한 자매가 있어. 걔네들은 마녀야."

"마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