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백사십
2월이 짧은 이유는
도망가다 들켰다지
도망가다 들켜
버들강아지한테 덜컥
물렸다지
2월의 이유 中, 강효수
2월이 짧은 이유는 다른 달들에서 남은 날을 모아서 만든 달이기 때문입니다.
율리우스력이 만들어지면서 평년은 28일, 윤년은 29일이 되어 계절의 어긋남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로마에서는 3월이 새해의 시작이었고, 2월이 한 해의 끝이었으므로
2월이 시간의 뒤틀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 시에서 표현되는 도망가는 2월, 짧은 2월은 조금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울을 데리고 가다 하필, 버들강아지한테 들키다니!
버들강아지에게 꼬리를 잘린 2월은 좀 불쌍합니다.
<오징어 게임>에는 깍두기가 나옵니다. 깍두기라는 개념을 전세계에 알렸지요.
편을 갈라 놀이를 할 때 인원이 남으면, 깍두기를 만들어 즐겁게 놀기도 합니다.
2월은 깍두기 같기도 합니다.
묘하게 맞지 않는 인원이나, 날짜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을 하는 깍두기 같은 사람이나 2월 같은 사람도 있지요.
모든 것이 딱 떨어지고 정확하면 좋겠지만,
살다보면 그렇지 않은 일들 투성이입니다.
2월 29일이 생일인 사람은 4년에 한 번씩 생일을 맞이합니다.
생일이 없이 나이를 먹는 3년은 왠지 억울할 것 같습니다.
시간의 뒤틀림을 막고 균형을 잡는 일조차 누군가에게는 억울한 일이 될 수 있지요.
그렇지만 희망해 봅니다.
딱 맞지는 않아도, 깍두기를 통해 두루두루 같이 놀 수 있는 풍경을요.
짧은 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3월에도 같이 놀아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