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백사십삼
다정에게는 내가 나를 어쩌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병아리 털처럼 순하고 병아리 눈동자처럼 동그랗습니다
(중략)
주의 사항은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없습니다만 쉽게 흘릴 수 있습니다
다정을 과자 봉지에 넣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면 놀라울 것입니다
한 봉지의 다정을 담아 건네면서 달의 이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나는 다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중독은 아니고요 감염된 건 분명합니다
(중략)
당신의 다정이 싹틀 때가 오면 풀잎들처럼 나란히 앉아 봄을 낭비합시다
다정에 감염되다 中, 이대흠
다정함이 과자라면, 다정을 먹을 수 있겠죠. 살은 찌지 않으면서 마음이 설렘으로 부풀어 올라 두둥실 떠오르는 건 아닐까 하고 상상하며 혼자 웃습니다.
지난번 나태주 시인의 다정으로, 하루하루의 어떤 삶이라도 긍정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다정은 '병아리 털처럼 순하고, 병아리 눈동자처럼 동그랗습니다.'라니 귀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인의 말을 읊조리며, 다정을 건네고 싶은 사람을 하나하나 떠올려 봅니다.
풀잎처럼 나란히 앉아 봄을 낭비하고 싶은 사람을 하나하나 떠올려 봅니다.
마음이 설렘으로 두둥실 떠오릅니다.
내 마음, 아시려나?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