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준 힌트, 다정한 위로 2
두 번째 꿈에서는 꿈에 나온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마음의 빚을 갚으려 전화했지만 오히려 위로를 받았던 건 나였다.
두 번째 꿈: 친구 J가 내가 자기는 빼놓고 다른 친구와만 함께 만났던 것을 알게 되어 서운해한다. 나는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미안하다고 핑계 대듯 말한다. 늦은 저녁이라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같이 탔는데, 친구의 얼굴이 부은 채 숨 가빠하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내가 놀라서 왜 그러냐 물으니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고 하여, 안타까워하면서 팔다리를 주무르며 돌봐준다.
J는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모임 중 한 명이다. 그 친구는 나를 좋아해 주고 많이 도와주었지만 나와는 성격이 달라 마음의 거리가 있었다. 연락도 항상 그 친구가 먼저 하는 편이었다. 작년에 멀리서 내 공연을 보러 와서 꽃다발을 선물해 주었을 때, 고맙다고 다음에 만나자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항상 마음에 걸렸다. 꿈에서도 이 친구에게 미안했고, 아픈 친구를 보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안타까워하였다.
이렇게 꿈에 나왔길래 생각난 김에 전화라도 하려고 폰을 들었다. 그런데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 마음의 부담은 사라지고 친구가 잘 지내는지 궁금하고 너무 보고 싶어졌다. 친구도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머나~ 눈별아! 잘 지내지? 내가 바로 어제 네 생각을 했는데! 역시 우리는 잘 통해!"
그 순간 마음의 빚이나 의무감 같은 것은 눈 녹듯 사라지고 진심으로 고맙고 기뻤다. 서로 안부를 주고받고 아이들 이야기를 한 다음에, 어디가 아픈지, 운동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요즘의 근황을 털어놓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녀의 가볍고 유쾌한 성격 덕분에 덩달아 내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우리는 별 것도 아닌 이야기에 중학생 때처럼 깔깔깔 웃으며 대화를 하고는,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전화를 끊었다. 피곤에 찌들어 축 쳐져 있던 나에게 활기가 돌아오면서 힘이 생겼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지내느라 누구에게 전화를 걸 여유조차 없었는데. ‘친구란 이런 거였지'라고 생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꿈에서 친구가 아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내 안의 '그 친구 같은 면'이 아파서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 친구와 나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차근차근 생각하며 글을 다시 읽다 보니 '가볍고 유쾌한 성격'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예전부터 인간의 내면에 깊은 관심이 있고 깊은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 친구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지루하고 재미없었고 나 또한 할 얘기가 없었다.
나는 '무겁고 진지한 성격'으로 매사에 생각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요즘에도 힘들어하는 내담자에 대한 고민이나, 합창단 일에 대한 걱정들로 꽁꽁 묶여 지내다 보니 꿈에서 숨 가빠하던 친구처럼 편안히 숨 쉬며 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내가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살았나 보다. 내가 너무 무거워서 나의 가볍고 유쾌한 면이 괴로워하고 있다고 꿈이 말해주고 있나 보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한 번 쭉 켰다. 창문을 여니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휘잉 들어오면서 내 머릿속 생각들이 휘익 날아가는 것 같은 가뿐한 기분이었다.
오늘은 J처럼 살아보자.
J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생각하면서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오늘은 모처럼 가볍고 유쾌한 하루가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글쓴이는 융 학파 분석가가 아니며, 이 글은 개인적 꿈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