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뜨거움을 기억하며 다시 그림을 그리려 합니다.
느림보 겨울 햇살이 창틀을 겨우 넘어오는 아침. 창을 크게 열어 새날의 기운을 깊이 들이마셨다. 12월의 공기는 훅하고 내게 안겨 밤새 지켜낸 온기를 앗아 달려 나갔다. 그래, 그렇게 이 계절은 오고 말았다. 짧은 몇 분의 시간, 보드라운 카디건의 단추를 여미어 나를 꼭 안았다. 그렇게 날 보듬으며 팔다리를 떨군 채 힘겨운 계절을 견디는 나이가 가득 찬 나무를 바라보았다. 이미 수십 번 겪어낸 겨울이지만 나무에게도 이번 겨울은 더 차가워 보였다.
일 년 전 오늘처럼 차가운 겨울날 옷깃을 꼭 여미며 서울에서의 시간을 정리했다. 북경으로 보낼 이삿짐은 얼추 정리가 끝났다. 남은 것은 서울에 남아 지낼 큰아이의 짐 정리와 이사. 대엿 개의 박스와 책꽂이, 작은 책상과 의자를 작은 트럭에 싣고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소리를 내며 유니의 내일은 경쾌하게 출발했다.
소박한 녀석의 얼마 안 되는 옷가지와 책들을 결혼 전 나의 방 안으로 옮겼다. 내 젊은 날을 보낸 곳에서 유니가 사춘기를 지낸다니 심장 끝부터 간질거리며 묘한 감정이 나를 감쌌다. 아이보다 나이가 많은 옷장 속에 녀석의 지난 계절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이건 뭐지?' 노란색 보자기에 싸여 있는 묵직한 종이 다발이 내 손에 닿았다. 보드랍게 풀어지는 매듭 안에는 오래된 기억의 조각들이 있었다. 고등학생 때 그린 입시 정물화 몇 장이 담겨있는 스케치북이었다. 그림들은 옷장 구석에서 먼지를 머금은 채 30년 가까이 묵혀있었다. 세월에 낙엽처럼 바스러져 없어졌을 거라 생각했던 그림들은 생기를 머금은 채 남아있었다. 한 장씩 넘겨보니 생생한 색감만큼 그때의 기억들도 고스란히 떠올라 피식하고 웃었다. 완성도를 보니 3시간이란 시간 내에 초 재기를 하며 그림을 찍어내던 고 3말의 그림들, 지금의 계절에 그린들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그림들 중에 남겨놓았던 그림들이기에 타임머신을 타고 치열한 그때로 돌아간 듯했다. 평범해 보이는 종이 위에 내 꿈이 고스란히 피어올랐다. '맞아,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 그 순간만큼은 정말 즐거웠는데...'
파란 모자를 그린 그날, 수채화반 친구들이 다들 일찍 수업을 마치고 나 혼자 그림의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대학 입시가 코앞이어서 각자 지원하는 학교에 맞춰 그림을 그렸다. 그러면 선생님께서 짧게 마무리해주시며 당근과 채찍을 주셨다. 그런데 그날은 그림을 고쳐주시려다 말고 나를 보셨다. 선생님은 '소미야, 그냥 지금처럼만 시험 보면 된다. 넌 그 학교에서 원하는 그림과 매우 다른 그림을 그려. 그게 너의 가장 큰 장점이야.'라며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셨다. 고3 시절 나는 자신감에 콧대가 하늘을 뚫고 오르던 당찬 소녀였다. 선생님의 말씀에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난 이미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는 마음으로 1994년의 겨울을 보냈다. 하루에 12 시간 넘게 그림을 그리는 것도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시험이라는 긴장감과 목표 바로 코앞이라는 묘한 성취감마저 앞 당겨 맛보고 있었다. 체력적으로 지치기는 했지만, 온 맘을 써 최선을 다했고 그랬기에 매 순간이 즐거웠다.
비록 예상을 벗어난 결과를 얻었지만, 차마 그림들을 다 버릴 수는 없었다. 그 시간을 다 부정하기는 힘들었다. 나를 뜨겁게 녹여냈던 순간들이기에 몇 장만 남겨놓았다. 모두를 지워버릴 수는 없었기에.
Memento
명사 : (사람·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품
예문 : a memento of our trip to Italy
우리의 이탈리아 여행을 기념하는 기념품
2020년이 채 며칠 남지 않은 오늘, 이 몇 장의 그림들이 내게는 'Memento'가 되었다. 그리고 또박또박 시간을 올리고 있는 내 글 바닥들도 'Memento'가 될지 모른다. 10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흘러 다시 오늘의 순간과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눈동자를 굴려보고 고개를 움직여보며 미래를 당겨와 본다. 알 수가 없지. 1분 1초 후도 정확히 알 수가 없는데 미래의 나라니! 그런데 이렇게 내일의 나를 생각해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지금의 나는 화실에 콕 박혀 그림의 그리던 때와 닮아가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꼭 해내야 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스스로 원한다. 언제까지라는 기한도 없고 멋진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모르는 결승선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성공이나 실패라는 결과로 보이는 모습보다 지금 여기에서 걸어가는 과정의 길 위에 올라와 있음 자체가 중요하니까. 그래서 나는 걷고 있다. 뛰다 쉬다 다시 발을 옮긴다. 그리고 글씨를 쓰고 그림은 그린다. 어떤 내일이 올지 모르지만 그려보련다. 어제가 오늘의 기억이듯이, 오늘이 내일의 한 페이지가 될 테니.
총 4개의 section으로 진행되며, 주중의 연습을 통해 작은 소품들을 그려봅니다. 각 section이 끝나고 쉬는 한 주 동안 부족한 연습과 주어진 1개의 과제를 통해 나만의 작품을 완성합니다. 108일의 여정이 끝나면 총 4개의 작품(주중 연습 작품을 제외한)이 완성됩니다.
보통 A4용지 크기를 기준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꼭 필요한 필수 준비물만 제시해 드립니다. 오손도손과 함께 하시면 나에게 맞는 매체들을 찾아보세요. 더 많은 더 좋은 재료 구입은 그 뒤에 하셔도 충분합니다.
오손도손 그리기 BASIC 과정에서는 책상 서랍 안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친숙한 그리기 도구들로 그려갑니다. 연필, 수채화 도구, 펜, 색연필 등. 고급진 전문 화구가 아니어도 문제없어요. 아이들이 쓰던 12색 색연필, 국산 4B연필도 괜찮아요. 물론 비싸고 좋은 화구로 그리면 좋지만 나의 한 조각을 그려내는데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그리기에 대한 열정과 꾸준함이에요.
✏ 매일 오픈 톡방에서 화몽이 드리는 내용을 보시고 그려봅니다. 제가 직접 그려본 영상을 올려드려요. 시간이 15분이면 충분히 그리실 수 있어요. 물론 개인적 연습시간이 더해지면 좋겠지만요~ 매일 조금씩 나만의 그림에 한 발작씩 같이 다가가 봐요.
독학으로 그리며 느끼는 어려운 점이 나의 그림이 어디쯤 위치하는가 하는 부분이에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을 그려도 내 그림에 자신이 없고 제자리걸음이라 느낄 때가 많으실 거예요. 그렇다고 화실 등에서 배울 시간을 내긴 힘들고, 진퇴양난의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오손 도손 함께해요. 오픈 톡방에서 서로의 그림을 보고 나누며 내 그림들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요. 자신이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서로 그림 평 하는 시간을 통해 쑥쑥 성장해갑니다. Break 주에 그린 그림으로 각 section을 마무리하며 의견을 나눠보아요. 함께 zoom 모임을 가집니다.
✏ 부끄러움과 부담은 잠시 접어주세요! 시작이 반입니다. 내가 잘그릴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던져보시고 일단 같이 그려보아요~!!! 너 나 우리 같이 나누는 시간을 통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갈 수 있어요.
<오손도손 또바기 드로잉 Beginning level>은 함께 그려요. 시작이 반이랍니다. 하루 15분가량만 준비된 영상과 매일의 미션을 그려봅니다. 내 손이 그림도구를 잡는 순간 오늘 미션의 절반은 성공! 나머지는 부분을 개인 연습으로 매일 채워나가요. 개별연습은 선택입니다. 시간을 조금만 더 내어 연습한다면 그림 실력은 더 좋아지겠죠? 그러나 시간에 쫓기거나 당장의 그림에 낙담 마시고 또바기 따라와 주세요. <오손도손 또바기 드로잉 Beginning level>이 끝날 즘에는 분명히 내 안의 예술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할 거예요. 이후 순차적으로 <오손도손 또바기 드로잉 Intermediate level>과 <오손도손 또바기 드로잉 Advanced level>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기초를 단단히 하신 후 더 다양한 매체들과 함께 나만의 그림을 찾아 같이 떠나요.
# 화몽이 직접 만든 오손도손 연습장과 영상 외 매일 미션에 도움이 될 유튜브 동영상들을 제공해드립니다.
✏ Mono·chrome section 1: 연필로 그리기 (3주) _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연필을 만나보아요. 연필과 함께 그리기의 기초를 다져보아요. 기초가 단단해야 튼튼하고 아름다운 나만의 그림체를 만들 수 있어요!
01. 오또잉과 처음 만나는 날, 독학으로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한 부분들을 알려드려요. 소묘란 무엇이며 어떤 재료들이 있는지 먼저 알아보아요.
02. 그림 그리기의 기본 친구 연필과 지우개를 소개합니다. 연필을 깎으며 손을 풀어보아요.
03. 점, 선, 면의 이해 _ 형태의 기본은 작은 점이랍니다.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어 형태를 이루는 과정을 살펴보며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04. 선의 변신은 무죄 _ 기본선이 되는 선을 연습해봐요.
05. 선의 변신은 무죄 _ 자유롭게 응용하며 선을 그어보아요.
06.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 _ Blind Contour drawing _ 클릭하시면 해당일의 제공되는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it.ly/37z1M53
07. 그라데이션을 이용해 톤과 색을 표현해봅니다. 포인트는 손에서 힘을 빼는 것!
08. 빛, 너를 그려보겠어! 빛과 그림자에 대한 이해를 통해 대상을 더 깊이 관찰할 수 있어요.
09. 면을 그려보아요. / 육면체 그려보기.
10. 주변에서 육면체를 찾아볼까요.
11. 톤을 그려보아요. / 원기둥 그려보기
12. 주변에서 원기둥을 찾아볼까요?
13. 빛을 그려보아요. / 구 그려보기.
14. 주변에서 구를 찾아볼까요.
15. 사과 그리기
✏ Break 1 : 복습 과제 개인 작품 하나 완성. 기본 입체를 하나씩 찾아 그려보아요. - 그림 의견 나누기 온라인 전시회 _ 나의 그림에서 보지 못했는 장단점을 오손도손 식구들의 그림에서 찾아봅니다. 나누면 배가 되어요. 다른 분들의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며 내 그림도 같이 성장해나갑니다.
✏ Colour section 1: 수채화 그리기 (3주) _ 먼저 수채 도구가 가진 특성과 매력들을 살펴보아요. 물감과 물이 만나 보여주는 환상의 세계로 떠나볼까요?
01. 수채화를 시작해볼까요? 수채화와 도구에 대한 알아보아요.
02. 명도 조절 -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물 조절 방법 _ 1
03. 명도 조절 -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물 조절 방법 _ 2
04. 작품 하나 _ 육면체 그리기
05. 채도 조절 - 색을 아름답고 다양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_ 1
06. 채도 조절 - 색을 아름답고 다양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_ 2
07. 작품 하나 _ 원기둥 그리기
08. 수채화 채색기법 8가지를 살펴볼까요.
09. 모든 수채 표현의 기본, wet-on-dry와 wet-on-wet _ 1 _ 클릭하시면 해당일의 제공되는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10. 모든 수채 표현의 기본, wet-on-dry와 wet-in-wet _ 2
11. 작품 하나 _ 구 그리기
12. 색에도 짝이 있어요!
13. 작품 하나 _ 보색이 돋보이는 색상을 찾아 그리기.
14. 여러 가지 색들을 섞어볼까요.
15. 사과 그리기
✏ Break 2 : 복습 과제 개인 작품 하나 완성. Break 1에서 그린 연필 드로잉을 수채화로 완성해 봅니다. - 그림 의견 나누기 온라인 전시회 _ 나의 그림에서 보지 못했는 장단점을 오손도손 식구들의 그림에서 찾아봅니다. 나누면 배가 되어요. 다른 분들의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며 내 그림도 같이 성장해나갑니다.
✏ Mono·chrome section 2 : 펜으로 그리기 (3주) _ 펜은 연필과 비슷하며 매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선을 쌓아가는 연필과 다르게 펜의 굵기와 해칭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선들로 나만의 펜 드로잉을 그려봅니다.
01. 펜 드로잉 준비, 다양한 펜에 대해 알아볼까요?
02. 선 연습 _ 펜 굵기에 따른 짧은 선의 느낌을 경험해 봐요.
03. 선 연습 _ 긴 선 연습으로 선의 다양한 모습을 느껴보아요.
04. 직선만으로 그려보는 방사형 추상화
05. 직선만으로 그려보는 패턴 추상화
06. 선 연습 _ 부드러운 곡선을 연습해 보며 펜과 더욱 친해져 봅니다.
07. 곡선의 멋을 살린 하늘 드로잉
08. 곡선의 멋을 살린 깃털 드로잉 _ 클릭하시면 해당일의 제공되는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09. 면 연습- 해칭 기법을 이용해 면을 그려보아요. 육면체 그리기
10. 주변에서 육면체를 찾아볼까요?
11. 면 연습- 해칭 기법을 이용해 면을 그려보아요. 원기둥 그리기
12. 주변에서 원기둥을 찾아볼까요?
13. 면 연습- 해칭 기법을 이용해 면을 그려보아요. 구 그리기
14. 주변에서 구를 찾아볼까요?
15. 사과 그리기
✏ Break 3 : 복습 과제 개인 작품 하나 완성. Break 1에서 그린 연필 드로잉을 펜 드로잉으로 완성해 봅니다. - 그림 의견 나누기 온라인 전시회 _ 나의 그림에서 보지 못했는 장단점을 오손도손 식구들의 그림에서 찾아봅니다. 나누면 배가 되어요. 다른 분들의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며 내 그림도 같이 성장해나갑니다.
✏ Colour section 2 : 컬러 드로잉 색연필 (3주) _ 쉽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색연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몇 개의 색연필로 색을 섞어가며 주변을 둘러보며 그려볼까요? 귀여운 소품에서부터 풍경까지 한 케이스의 색연필만 있다면 모두가 가능해요.
01. 기본 준비물 소개 및 색연필 드로잉 연습 _ 1
02. 색연필 선 연습 _ 덩어리와 만들기와 풀 그리기
03. 색연필 선 연습 _ 나무 그리기
04. 색연필화의 필수 테크닉! 그러데이션과 혼색 연습_1 (3단계)
05. 색연필화의 필수 테크닉! 그러데이션과 혼색 연습_2 (5단계)
06. 그라데이션 작품 _ 오묘한 저녁 하늘빛 그려보기
07. 그라데이션 작품 _ 구름 가득 맑은 하늘빛 그려보기
08. 그라데이션 작품 _ 선인장 그려보기
09. 그라데이션 작품 _ 달콤한 디저트 그려보기
10. 빛을 이해하며 정육면체 그리기
11. 작품 하나 _ 육면체 그리기
12. 빛을 이해하며 원기둥 그리기
13. 작품 하나 _ 원기둥 그리기
14. 빛을 이해하며 구 그리기
15. 사과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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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 신청 : ~ 2021년 1/3(일)
✏ 모임 기간 : 2021년 1/4(월) ~ 4/25(일)
'오또잉'에 대한 문의는 아래 화몽의 대화방을 똑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