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캘리그라피 일기 008th Day.
'와. 요즘 시간이란 녀석 궁둥이에 로켓을 달았나봐. 여름방학 끝난게 엇그제같은데 벌써 10월이네.'
오늘 오전 지인에게 안부를 묻는 나의 메세지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정줄을 쏙 뽑아버린 2021년의 봄과 여름은 나로호 꽁무니를 따라 곧 안드로메다 너머 5차원의 세계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물리적으로는 동일할지 모르지만 그 속도감은 격하게 상대적이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시간이 더 빨리가는듯하다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요즘 가슴에 콕콕 박힌다. 그래 시간의 흐름은 상대적이다. 내가 어떻게 느끼고 그 흐름을 제어하느냐에 따라 적절한 속도를 맞출수 있다. 문제는 이 시간의 제어, 즉 시간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바늘을 잠시 멈춤하거나 늦출수는 없는데 그냥 줄줄 흘러나가게 만드는 구멍들이 주변에 산재하다. 잘 이용하면 문명의 이기가 되겠지만 그것들의 그늘아래에 누워버리는 순간 나의 시간은 그냥 소금이 물에 녹듯 사라져버린다. 핸드폰, 컴퓨터, 텔레비젼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보로 위장한 재미보따리들을 잘못 풀어버리면 몇시간이 그냥 증발한다. 게다가 무한반복되는 집안을을 하다보면 나의 하루는 저물어 버린다. 어린왕자의 행성에서 자라나는 무서운 바오바브나무의 씨앗처럼 말이다.
나만의 작은 소행성이 이 무서운 나무의 어둠에 빨려들어가기전에 무슨 방책을 내야겠다. 어둠에 물들기 시작하면 체력이 급 방전된다. 가물거리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서두르자.... 맞아. 그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나만의 치트키를 꺼내들어보자. 끝없이 밤만이 계속되는 이곳에서 탈출을 하려면 특급 기술이 필요한거다. 사실 특급이라 말해도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쏜살같이 내달리는 시간에 견주려면 그만큼 빠른 뭔가가 필요해 떠올린 꼼수들이다. 이럴땐 그 속도에 나를 맞춰가는 거다. 급하게 내달리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주워 빨리 움직일지 선택을 하라는 말이다. 지금 내게는 비밀 병기, 나만의 치트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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