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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Sep 28. 2021

웅녀

20210927. 월요일의 캘리그래피 일기 007th Day.

백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으며 동굴 속에서 인내하며 기다린 끝에 곰은 사람이 되었다. 같은 백일 동안 매일을 기록하며 보낸 나는 무엇이 되었을까? 며칠 전 오랜만에 4 식구가 다 모여 식사를 하게 되었다. 대화의 시작은 희미하나 각자를 대표하는 동물들을 생각해보았다. 남편은 만장일치로 호랑이, 째는 고양이, 유니는 말... 나는 곰이었다. 그래 백일을 견디었으니 나는 곰에서 그 어떤 것으로 변할 것이다. 아니면 변해가는 과정에 있을 것이다. 곰이 웅녀로 새로 태어나던 그때와 지금은 평균수명 자체가 다르니 이제는 백일 정도로는 어림도 없을듯하다. 천일? 만일?

만 시간의 법칙이 의미하는 바가 웅녀의 이야기와 얼추 비슷할지 모른다. 물론 곰이 마늘과 쑥의 향을 참고 견디어 내는 것이 몰입의 상태와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좁고 깊게 파고들면 무라도 썰게 된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본다. 타고나길 넓고 얇게 새로운 것들을 벌리고 다니기를 좋아하는 나. 선택과 집중이 결실이라는 알을 낳게 된다는 간단한 성공의 법칙을 곱씹어보게 된다.

마늘과 쑥 대신 백일 간의 기록으로 신나는 글쓰기에 다시금 합류했다. 캘리그래피 수업과 마새시, 오또잉의 일정과 아이들 전학 등의 집안일들로 정신이 없는 9월 말 4주간의 일정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래도 오늘부터 글쓰기를 시작해본다. 시작도 하지 않는다면 성공도 실패도 존재치 않을 테니. 작은 시작과 이 도전으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파편들로부터 또 다른 도약이 가능하다 믿으니까.


어린 왕자와 함께하는 신나는 글쓰기.

나의 선택이 하늘에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엉성한 내 글 조각들을 다시 짜 맞춰볼까? 각양각색의 조각들이 모여 하늘로 날아오를 열기구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일만 이라는 어려운 숫자를 넘어보련다.


화몽과 같이하는 온라인 캘리그라피 모임, '  '의 문은 항상 열려있어요. 아래의 링크로 '  '과 만나요. ☺ ☺ ☺

https://brunch.co.kr/@snowysom/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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