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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Oct 21. 2021

가동가서

캘리그래피 일기 030h Day.


드넓은 하늘이 나에게 당장 집에서 뛰쳐나오라 손짓을 한다. 그러나 이것저것 할 일들이 소복이 쌓여있어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참았다. 머릿속에 할 일들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책상 앞에 앉았다. 이번엔 노란 색이 깜박거리며 내게 윙크를 한다. 노트북의 대화창을 열었다. 마새시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나 이미 나의 손은 타오바오의 검색창을 뒤지고 있었다. 아침에 계획했던 일에 없었던 부분인데... 열린 결말님이 추천해 주신 잉크 3개를 구매하고 나니 내 맘을 투명하게 비춰내는 타오바오의 놀라운 추천 물들이 주르륵 떠오른다. 이거 중국어라 어려운데. 그래서 뭐 하나 사려면 시간이 두세 배로 더 걸린다. 결국 링크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5ml짜리 샘플 잉크 세트를 2개 장바구니에 담는다. 아! 없는 펜촉이 있다. 이것도 찾고 저것도 찾고... 결정 장애로 시간 낭비 말고 필요한 건 바로 결재.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이메일을 열었다. 아이들 전학 관련된 메일들을 와있어 처리하다 보니 시간은 이미 오후로 넘어가 있다. 흐흐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할 일은 아직 시동도 걸기 전이다.


아이들 오기 전에 어느 정도나   있으려나. 걱정은 접어두고 되는 곳까지 가는 거지. 느리게 걷기로 마음  정하고 지금이라도 출발해 보자. 이러면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하리.   느린 템포에 걸음을 올리고 찬찬히 멀리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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