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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May 24. 2020

# 살아살아 내살들아 이젠 안녕할 시간, ByeBye!

고3 훅 찐살에 동생도 못알아본 나. 독하게 살 빼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  졸  업  식  

졸업식 노래가 강당을 가득 채우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눈물 훔치는 소리도 박자를 맞춘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을 찍은 친구, 낙방한 친구... 각양각색의 표정들, 나 역시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에 또 한 방울이 또르르르 흘렀다. 교복을 입고 찍는 마지막 사진이 될 거라며 친구들이 소매 끝이 젖은 초록색 마이를 잡아당겼다. 조금 전까지의 엄숙함은 쨍한 겨울 하늘로 죄다 증발해버리고 정신줄 싹둑 잘라먹은 여고생들의 마지막 난리 블루스 현장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그때, 어디선가 두꺼운 두꺼비들 같은 목소리가 나를 찾고 있었다.
“미소 누나!!! 여기!!! 여기!!!”
“응, 뭘 친구 누나 졸업식을 오고 그래, 귀찮지 않아?”
“누나랑 우리가 그냥 사이인가?! 우리 학교도 오늘이 졸업식이고 가깝잖아요. 그나저나 민수가 누나를 못 찾아요. 우린 딱 알겠던데...”
“흐흐흐 요 녀석들, 여고라 온 거지 뭘 누나 핑계는.
그런데, 참 희한하다. 제 친구들도 일백 미터 앞에서 딱! 찾는데, 재민이 너... 뭐냐. 웃겨 정말! 피피 핏!

2살 터울의 남동생 재민, 누나와 동생은 원수 아니면 평생 친구라 했던가? 재민이와 나는 다행히 후자에 속했다. 어릴 때부터 내 친구들보다 녀석의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냈을 정도이니... 집으로 가는 아빠의 차 안에서 동생의 귀를 살짝 잡아당겨 콧소리를 내가며 물었다.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워 노랫가락처럼 흥얼거렸다.

"야~아~ 아 누날 왜 못 찾았어?"
"응. 누나를 여름방학 이후 거의 못 봤잖아. 와 그 사이 뚱띵이 되었네! 헤헤, 진짜로 못 알아봤어."



해맑은 웃음과 함께  핵폭탄은 떨어뜨리는 재민.
'! 세상에! 뭐라고라고라?'

현관문을 발로 뻥 차고 달려들어 갔다. 집구석에 처박혀 먼지가 가득 쌓인 체중계를 찾아 탈탈 털어 심호흡 한번 하고 올라섰다.
'! 이럴 수가! 내가…. 내가... 몸무게의 앞자리가... 6... '처음 본 숫자. 놀라움에 턱 빠지고 눈이 빠질 그 숫자.


 #  고  3의  하루  

알람에 강제 기상. 고양이 세수 후 밥숟가락을 물고 학교로 고고, 하교 종이 '땡' 치면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사거리 건너에 있는 미술학원으로 뛰어 올라간다. 한 장을 정신없이 그려내면 기진맥진. 뱃속에서 세계 3차 대전이 살벌하게 발발한다. 시급히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재빨리 햄버거와 토마토케첩에  담근 감자튀김을 투하한다. 그러나 쉽게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특전사 특유의 낮은 포복으로 편의점에 잠입을 시도한다. 작전명은  뚜껑의 자유. 컵라면에 조용히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 버튼을 누른다. 쥐도 새도 모르게 후루룩 훅 면발을 흡입하고 데워지는 냉동 핫도그의 냄새에 3, 2, 1... 아득해졌던 정신이 한순간에 돌아온다. 오늘도 무사히 전쟁을 진압하고 다시 학원으로 우당탕 뛰어 들어간다.

별들도 잠든다는 12시, 집에 가는 차에 오르면 다크서클이 발등을 콱! 찍는다. ‘나쁜 다크서클, 발등이 아야 하잖아... 그런데 발등이 아픈데 신기하게도 뱃속에서 소리가 난다. 꼬르르륵... ‘단거 'Danger'는 익히 알고 있는 바였다. 하지만 손끝이 발발 떨려 뭐라도 입에 쑤셔 넣어야 수능 문제집 한두 장이라도 뒤적거리고 잘 수가 있다.

...  년을 이렇게 지냈다. 재민이는 3학년 초의 모습으로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졸업식장에서 나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게다. '이런! 왕짜증!  여대생이 된다고.' 옷소매로 거울을 아무리 닦아내도 몇 년간 그려왔던 청순가련 대학생은 그 속에 없었다. 동생 말대로 뚱띵이만 비칠 뿐... 저게 나라니. Oh, My God!


 #  살과의  전쟁  

미소야, 그만 먹어라...”
입시가 끝나자 아빠의 초밀착 관리가 시작되었다. 귀에 딱지 앉게 들어온 말... '여자가 살찌면  된다.' 가부장적인 가장의 표본인 아빠. 여자라면, 여자가, 여자는... 당연히 이래저래 야한다. 그 철칙이 철통이다. 대학을 들어가며 5개의 항목을 적은 서약서까지 받으신 아빠. 그런 분의 눈에 살찐 여자는  납득이 안 되는 존재였다. 그리고 내 딸이 그런 여자가 되면 안 된다는 ‘당위적 사고’. 듣기 싫던 그 말씀이 뱃살에 교복 치마가 터져버린 내겐 극약 처방이 되었다.


하루에   끼만 먹었다. 뱃속이 그간 들이부었던 온갖 먹거리를 추억하며 미친 듯 울부짖었다. 내 속이지만 내 속이 아니었다. ! 미소! 내가  위와 장이지만 이러면  ! 배고파! 햄버거, 치킨,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 당장 내놔! 정신 차려!  풀쪼가리가 대체 뭐냐고?‘ 가뭄에 땅이 갈라지듯 쩍~ 시끄러운 뱃속의 소리에 버스 타기가 민망스러울 지경이었다. 벌컥벌컥 생수를 들이켜며 급히 비를 내렸지만, 마른땅 위 강물로 변해 이내  대홍수가 나버렸다. 그 괴로움을 어찌 글로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러나 내 머릿속엔 단 하나의 목표, 입학식까지 남은 한 달여 동안 10을 잘라내겠다. 얄짤없이 10.

아침저녁으로  시간씩 걸었다. 결연한 의지가 내 두 눈에서 불타오르면 아빠는 엄지를 ! 들어 올렸다. 입학식에 새로 산 투피스를 입고야 말리라. 겨울 끝 바람이 제법 차가웠지만, 다이어트를 향한 나의 열정은 한여름 해운대 모래사장의 열기 그것과 같았다. 핫두울 핫두울 셋넷셋넷 숨소리는 거칠고 힘들었지만, 내일 아침 줄어있을 몸무게를 떠올리면 추위도 운동 후의 피로감, 배고픔도 모조리 사그라들었다. 발은 개천가를 걷고 있었지만 눈앞에는 벽돌색을  멋스러운  벌의 이 걸려있었다.

그렇게 정말 독. 독. 독하게 살을 뺐다. 한 달 동안.


 #  입학식   아침

3월이라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쌀쌀해 까슬한 아이보리색 목폴라 티에 머리를 쏙 넣었다.  짧은 머리 언제 기르지?’ 뒤늦은 사춘기라도 온 걸까? 몇 년간 관심이 일도 없던 외모에 급 열이 올랐다. 옷장문을 휙 열어보니 편한 옷과 교복이 먼저 보였다. '너희랑은 이제 안녕이다.' 촤르륵 한쪽으로 밀어내니 보인다. 새 벽돌색 투피스. 급히 꺼내다 후드득 떨어뜨린 치마를 주워 졸인 맘으로 입어보았다. 치마의 자크를 달팽이 이사하듯 꼼지락거리며 올려본다.

'헤헤~ 헤헤~ 히히히~ 캬아~~~ . . . 잠겨....'

"미소야! 첫날부터 늦는다! 빨리 나와. 아빠 벌써 시동 걸고 기다리신다."

재킷 소매 속에 두 팔을 빠르게 세이프~ 가벼워진 몸무게 정확히 그만큼 하늘 위로 날아오르듯 짧게 답을 던진다.


"네!!! 엄마 곧 가요!!!"

 



# 저는 3년 이상 간헐적 다이어트를 하고 있으며, 166cm에 49kg의 마른 몸이지만 꾸준한 맨손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하고 있어요.

: ) *화몽과 함께 간단하게 살자!  3기를 모집합니다. 건강한 나를 만나는 시간! 같이해요! GoGoGo!

https://bit.ly/2WjepvC

# 모임 이름 

"간단하게 살자"

(간헐적 단식으로 건강하게 살 빼자)      


# 모임 기간

- 30일 진행(주말 포함, 30일)


# 취지

건강한 식 습관 꾸준하게 다지기

-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 버리기

- 스트레칭과 맨손 근력운동으로 예쁜 몸만들기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식단) 공유

- 다이어트 노하우 및 간헐적 단식 경험 공유

- 일상생활에 적용 가능한 다이어트 프로그램 공유

나 자신을 참되게 사랑하기!!! : )


참여 방법

- 오픈 채팅방 참여(응원)

- 간헐적 다이어트 시간 선택, 16:8, 18:6, 20:4

매일 먹은 음식 & 운동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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