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 "양심적병역거부권 인정"
[평화] 그 누구도 해치지 않는 병역거부, 우리 모두의 문제로
군대가 아닌 감옥인 사회를 바꿀 평화의 문을 열다
Q: 양심적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운동에 대해 알고 있나요?
✍ 양심적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양심적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운동의 시작: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한다’고 믿는 우리 사회에 군대를 거부하고 감옥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알려진 것은 2001년 한 일간지의 보도를 통해서였어요. '총을 들 수 없다는 이유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이의 20대 청년 5백 여 명이 매년 감옥에 가고 있다'는 첫 보도 이후 같은 해에만 1500건이 넘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어요. 2001년 12월, 불교신자이자 평화운동가인 오태양이 공개적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하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어요.
* 어떤 일이 있어왔던 걸까: 이전까지는 병역거부자의 대다수가 여호와의 증인 교인들이라는 이유로 특정 소수 종교의 이상한 행동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어요. 종교적 논쟁으로 인해 병역거부 문제를 인권이나 평화와 연결 짓는 것은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였죠. 하지만 묵묵히 감옥으로 향했던 병역거부자들이 견뎌낸 고통의 시간들, 공개적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한 병역거부자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여러 사람들의 노력은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만들어냈어요. 양심적 병역 거부가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조금씩 공론화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에 공감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를 만들게 되었어요.
Q: 그 뒤로 양심적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운동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유엔과 협력하여 이끌어 낸 병역거부권 인정: 한국은 유엔인권위원회의 이사국이면서도 유엔의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를 무시해왔어요. 한국의 활동가들은 2002년부터 병역거부권을 여러 인권 규약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는 유엔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한국 상황을 알려왔어요. 그 결과 2006년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병역거부권 인정 권고를 이끌어냈고, 개인 진정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의 규약 위반을 확인하고 배상하도록 하는 결정이 났어요. 병역거부 수감자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 유엔은 그 이후 회의가 열릴 때마다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라는 권고를 반복적으로 내렸고, 병역거부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할 정도로 그 수위는 높아졌죠.
* 대체복무제의 근거를 마련하다: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난 곳은 병역거부자들을 판결하던 사법부였어요. 과거 군사정권 시절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탄압은 가혹했어요. 총을 잡으라는 명령을 거부하면 심하게 때리거나 고문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고, 병역거부로 수감을 마치고 출소한 사람에게 또다시 입대 영장을 발부해 다시 감옥에 끌고 가기도 했죠. 군사정권이 종식되었음에도 항명죄의 최고 형량을 3년으로 높여 선고하던 군사법정의 관행은, 병역거부 문제가 공론화되고 민간법정으로 재판정이 옮겨지면서 재징집 당하지 않을 최소 형량인 1년 6개월 선고로 바뀌었어요.
이후 2002년에는 첫 위헌법률 심판 제청이, 2004년에는 첫 무죄 선고가 나왔죠. 대안 입법의 노력 없이 처벌만 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양심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위헌심판 제청이 이어졌고,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또다시 합헌 결정을 내리는 등 치열한 법적인 논쟁들이 쌓여 2018년 6월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가 없는 병역법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이끌어냈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군대와 병역 문제를 인권의 측면에서 진지하게 다루다: 대체복무제의 도입과 시행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어요. 그동안 군대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 틀렸다며 처벌하고 감옥에 보내던 것에서 나아가 서로 다른 가치관과 방식을 인정해 주는 것이죠. 우리는 그동안 분단의 특수성을 이유로 군대와 병역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고민할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군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간과 관점은 오랜 시간 우리 사회의 견고한 벽으로 존재하던 군사력 중심의 안보에 작은 틈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
✋ 잠깐,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 조화와 국제적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20년 10월 26일 첫 대체복무제가 시행되었어요. 병역거부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지 15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동안 찬성이냐 반대냐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중심이었을 뿐 대안적인 제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죠.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국가와 사회로부터 강요받은 선택을 해왔고 실제 본인의 양심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조차 없었던 우리 사회는 이제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어요.
⌛ 끝은 또 다른 시작
병역거부로부터 시작된 양심에 대한 고민이 군대와 전쟁이 가진 본질적인 의미와 국가 폭력과 군사주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다양한 삶의 가치에 대한 존중과 평화에 대한 상상력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이번 기회에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변화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