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시NPO지원센터 Apr 14. 2022

✍121화 ♥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인권] 철창 없는 수용자 면회, 서로를 안아줄 수 있는 접견실을 향해



아빠가 안쪽에서 문을 잠그고 문을 열어주지 않아요!




Q: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에 대해 알고 있나요? 

✍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의 시작: 수용자 자녀가 당당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목표로 2015년에 출발한 비영리단체가 있어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라는 곳인데 그동안 수용자 자녀 약 330명에게 성장 지원비, 자존감 회복을 위한 청소년 동아리활동, 아동 및 양육자 상담 등을 지원해왔어요. 2017년에는 수용자 자녀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진행했는데, 수용자 자녀들은 부모의 수감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고 안다 하더라도 면회를 가는 경우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이후 세움은 수용자 자녀가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부모를 만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설치 사업을 추진했어요. 


* 어떤 일이 있어왔던 걸까:  2017년 어느 날 세움이 지원하고 있는 한 가정의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6세 아들이 아빠를 너무 보고 싶어 하여 교도소 면회를 가려고 한다고요. 세움은 면회비를 지원했고 6세 남자아이는 1년 만에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아빠를 만나러 갔어요. 그러나 아버지는 철창이 있는 반투명 플라스틱 창 건너편에 있었어요. 아이에게는 아빠를 만났다는 기쁨보다 그 장면이 충격적이었어요. 아이는 아빠 품에 안기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아이는 면회 후 어머니에게 “아빠가 안쪽에서 문을 잠그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며 펑펑 울었어요. 1년 만에 어렵게 용기내어 찾아간 아빠였지만 아이에게는 부정적 경험만을 남기게 되었어요.  




Q: 그 뒤로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본격적인 운동의 시작:  세움은 2017년 여주교도소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한국에 유일한 여성 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을 구축했어요.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고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접견실을 꾸몄고 다시 오고 싶은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읽을 동화책과 장난감 등도 구비해 놓았고요. 세움은 시범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설치 매뉴얼을 제작하여 법무부에 제공했어요. 법무부에서는 이후에 구축되는 가족접견실들도 세움에서 제공한 매뉴얼을 따라 아동친화적으로 설치하기로 결정했고요.


*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세움은 여주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에 이어 2019년에는 민영교소도인 소망교도소와 군산교도소에도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을 설치했어요. 법무부 교정본부에서도 2017년 하반기 5개소, 2018년 7개소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을 설치했고, 2020년 말 현재 전국 45개 교도소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이 마련됐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서로 안아줄 수 있는 접견실이 됐어요!: 어느 날 여주교도소의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에서 아이의 노랫소리가 들려와서 담당 교도관도 깜짝 놀랐다고 해요. 교도소에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였거든요. 아이이는 아빠를 만나러 또 이곳에 오고 싶다고 전했어요.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에서 면회를 하고 온 가족들로부터 감사의 편지와 전화가 오기도 해요.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설치사업은 단순히 교도소 접견 환경을 바꾼 것을 넘어, 수용자 자녀에게도 ‘아동이 부모를 만날 권리’가 있음을 사회적으로 알린 사업이었어요. 또한 성인 중심의 교도소 면회 정책을 아동과 가족 중심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요.





✋ 잠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이 늘고 있는 건 좋은 현상이지만 교도소 별로 공간이 한 실 밖에 조성되어 있지 않아 하루에 최대 두 가정만 면회가 가능하다는 점은 개선해나가야 하는 부분이예요. 교도소 별 미성년 자녀가 있는 수용자의 숫자를 고려하여 접견실을 양적으로 충족할 필요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은 가족접견실을 이용할 수 있는 수용자가 수용 분류에 따라 제한되어 있어요. 즉 등급이 좋은 수용자 혹은 모범수에 한해서만 이용이 가능해요. 앞으로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수용자 중 가족관계 회복이 필요한 수용자 아동 혹은 면회를 원하는 아동 등을 우선적으로 배려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어요. 또한 토요일·공휴일은 진행하고 있지 않은 현행을 개선해 ‘아동이 만나고 싶을 때면 언제나 면회’ 가 가능하도록 아동 중심의 면회 정책이 필요해요.



⌛ 끝은 또 다른 시작

세움은 국내 최초로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을 제안했고, 전국 45개 교도소에 설치되는 등 많은 성과를 가져왔어요. 그럼에도 가족접견실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작업이 여전히 필요해요. 이번 기회에 '아동친화적 가족접견실 구축 사업'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변화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보러가기)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작가의 이전글 ✍120화 ♥ "임대차보호운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