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모두에게 문턱 없는 이동을 위한 지도
지하철 휠체어 여정,
피부로 와 닿았던 문제점들
✍ 교통약자 이동권을 위한 지도 제작 활동은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현실적인 이유, 이동이 어렵다 : 소아암 치료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휠체어를 타는 딸은 어릴 때부터 지하철 타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휠체어로는 지하철을 타기도, 환승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아이가 6살 때 이사 온 동네(상일동) 지하철역은 서울 시내 수백 개 역 중에서도 얼마 안 되는, 엘리베이터가 단 한 대도 없는 역이었죠. 그래서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유치원을 보낼 수 없었습니다.
서울 지하철은 많은 시민이 선호하는 편리한 교통수단입니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자를 비롯해 교통약자들에게는 다양한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 구간에서의 어려움이 매우 클 수 밖에 없어요. 비장애인 위주로 표시된 환승 통로만 있는 게 아니라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 길이 잘 표기되어 있다면? 이동에 대한 교통약자의 스트레스가 줄고 실제 환승 시간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교통약자 환승 길을 표기해 준다면 어떨지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관심은 2015년, ‘지민이의 그곳에 쉽게 가고 싶다’ 카카오 스토리퍼펀딩을 기획했던 계기가 됐어요,
Q: 교통약자 이동권을 위한 지도 제작 활동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피부로 와닿은 문제점들, 그리고 지도 제작 : 스토리펀딩 연재를 통해 휠체어 탄 아이와 함께 지하철에 가본 후 실제 현장에서의 문제 파악, 유튜브 비디오를 제작하는 과정을 거치고자 했어요. 스토리펀딩에서 모은 금액으로 처음엔 지하철 내부에 환승안내 스티커를 붙이려고 했는데, 지하철 내부 스티커 부착은 허가받지 않은 안내문을 설치하는 것이므로 불법이란 걸 알게 됐어요. 이렇게 ‘서울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 모바일 맵’을 제작하겠다는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 이후 어떻게 운동이 펼쳐졌을까 : 2016년 7월, 최초로 지하철 환승지도 18개역 18개 구간을 제작했어요. 2017년 서울디자인재단의 후원과 자원봉사자 70여 명의 참여로 22개역 40개 구간을 추가로 작성하였습니다. 특히 이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여 서울디자인재단은 지하철 환승 디자인 가이드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무의가 제작한 모바일앱용 환승지도 디자인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2017년 지하철 CAD지도를 일일이 그려서 만들어야 했던 과정이, 2018년에는 서울시 열린정부파트너십(Open Government Partnership) 프로그램 참여자가 되면서 조금 더 수월해졌어요. 서울시 지하철 역사 내 3차원 실내지도를 입수하여 보다 쉽게 지하철 실내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2018년 행복나눔재단에서 일부를 지원받고 재단과 연계된 여러 기업에서도 비용을 지원받아 환승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비장애인의 인식개선과 시스템의 변화 : 리서처들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활동 후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리서치 활동 이후, 이동이 힘든 교통약자의 어려움에 공감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항목에 관해, ‘더욱 공감하게 됐다’는 답변 100%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실제 휠체어를 타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인식개선 효과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실제 변화를 이끌어 낸 사례도 있습니다. 2016년 서울시 지하철 접근성 담당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2-4-5호선 환승이 가능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환승안내표지의 문제점을 제기했어요. 무의의 제안 후 수십 개에 달하는 환승안내판이 한꺼번에 바뀌었다고 합니다. 2018년 행정안전부 공공건물 유니버설디자인 회의에 참석하여 환승지도를 공공에서 제작하고 민간의 플랫폼에 얹을 수 있도록 협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그 결과 행정안전부의 주선으로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 제작한 2020년 7월 카카오맵에 휠체어 환승을 비롯한 편의시설 지도가 탑재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함께 바꿔 나가야 할 것들 : 휠체어 접근 정보는 휠체어 이용자를 비롯한 교통약자의 이동성과 자유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건물은 법적 한계 때문에 강제성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어요. 실제로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는 면적기준이 있는데 2021년 12월 기준으로 300㎡(약 90평) 이하인 곳에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를 위한 편의시설을 안 만들어도 된다고 해요. 이런 곳이 전체 사업장의 90%가 넘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 사업장에 설치 의무가 없어요. 보건복지부는 2021년 7월, 면적기준을 50㎡(약 15평)으로 개정하겠다고 입법을 예고했지만, 개정된 기준은 2022년부터 신축, 개축, 증축되는 시설에만 적용될 예정이라 한계가 있어요.
무의는 궁지도 등을 제작하면서 지상 민간 정보의 경우 데이터 수집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데이터가 자주 바뀌며 (폐업 등으로)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휠체어 접근을 위해 사진촬영 등을 할 때)는 점을 알게 됐어요. 아울러 이러한 프로젝트 경우, 지자체가 1년 단위의 사업으로 진행했을 때 한정적인 지도를 만들고 종료될 수밖에 없어 연속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는 것도 한계입니다. 서울시와 지자체의 여러 부서에서도 진행하고 있지만, 파편적인 정보를 어떻게 모을 것인가 거시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무의는 ‘정보를 모으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