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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때문에 생긴 일

by 이성대

뉴욕행 일등석 티켓을 출장 서비스를 해 주는 회사와 예약 하면서..

승진을 빨랐던 것의 효용성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당시 회사의 규정에 따르면 일정 직급 이상이라야 비즈니스를 탈 수 있는데, AA 항공으로 도쿄를 경유하는 조건으로 일등석을 탈 수 있게 되었다.


비즈니스는 몇 번 타본 지라, 이번에 일등석을 타 보려고, 도쿄 경유 AA항공을 타게 되었다.

아무튼 뉴욕 출장 건도 있어야 했겠지만, 당시 다른 사람들 보다 한참은 더 빠른 승진으로 서로 시점이 잘 맞았다. (나중에 도쿄 경우 일등석 조건은 없어짐)


그러면 나는 왜 그렇게 빠른 승진이 가능하게 되었나.

그 이유는 ..내가 생각 하기에 남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순전히 주관적으로 자평한다.


당시 Contracts & Negotiation 팀의 팀장은 계속 바뀌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경륜이 아직 짧지만 내가 그 자리에 얼떨결에 앉게 되었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 아무나 하기 힘든 일 이라는 이 자리의 특수성은 내가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 나는 당시 IBM에서 이 일이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어려운 IT 계약을 검토하고, 회사의 Contract Policy 에 따라 Non-standard terms and conditions 를 가려 내고, 상대 회사와 deal 을 성사시키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전문성과, 내부 협상 및 외부 협상 모두를 순조롭게 하면서도 큰 압박감을 잘 이겨내는 것이 중요 하다.


만일 나도, 이 일을 하면서 승진이라던가 아니면 얼떨결에 뉴욕행 일등석을 탄다던가 하는 일이 따라 오지 않았다면 다른 일을 찾았을 지도 모른다. 당시 회사가 의도한 바는 전혀 아니지만, 나에게 왔던 좋은 경험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들었다.


일을 계속 하게 만들었던 이 계기는 이 일에 대한 흥미와 뭔가 모를 기대감을 계속 가지게 만들었다.


어떤 일이 어렵거나, 큰 압박이 있거나 혹은 지속하기 어려운 어떤 문제가 있을 때는 스스로의 self motivation 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아무리 개인이 내적인 motivation 을 짜 내더라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요즘도, 간혹 전체 커리어 에서 가장 좋았던 날들을 떠 올린다면 이 때를 한부분으로 회상하고 있다. 만일 이런 경험이 아니었다면 나는 간혹 힘들거나 삶이 재미없다고 여길 때 떠올릴 기억이 없을 지도 모른다.


승진으로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은 분명 했으나, 이런 승진은 나의 전체 삶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


아무튼 나는 뉴욕 JFK 에 잘 도착했다. 20대 말에 왔던 그 뉴욕 과는 다소 다른 기분이 들었다.

묶는 숙소도 20대의 저렴한 호텔이 아닌 회사가 지정한 5성급 호텔 중 하나를 정했다. (아마도 하얏트와 인터콘티넨탈 이었던 것 같다.)


(현재 브런치 북 : 뉴욕행 일등석을 타고 나서 생긴일 (https://brunch.co.kr/brunchbook/my-1st-class) 에서 연재 되는 두번째 글입니다.


첫번째 편 보기: https://brunch.co.kr/@snrlab/91


* 저에 대한 전체 커리어는 linkedin 에서 참조 / 현재 SNRLAB(전략적협상연구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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