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기적 같은 이야기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가수 윤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이 말을 곱씹어 보면,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으며 상호관계를 통해 성장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태양물고기>, <포인트니모> 노래를 통해 실존주의 철학을 가사에 담아, 성장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해냈다는 뿌듯함을 전한다. 나는 성장하기 위해 도전하고, 후회하고, 부서지는 순간들을 겪으며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은 오롯이 나만이 아는 것이다. '나'만 억까 당하는 삶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평범한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그녀의 메시지가 마음속에 깊이 와닿았다. 평소 윤하의 자작곡을 자주 듣는데, <GROWTH THEORY> 앨범을 통해 '왜 사람은 성장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한걸음 내디뎠다. 성장의 이유에 대해 스스로 사색했다.
"三人行必有我師(삼인행 필유아사) - 세 사람이 길을 걸으면 그 가운데 반드시 스승이 있다"
<논어>에 등장하는 이 말은, 4대 성인 중 한 명인 공자가 남긴 가르침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우리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서로 스쳐 지나간다. 지나치는 인연 같아도, 그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고 이상을 공유하며, 때로는 인생의 동반자가 될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려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 또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그들은 나에게 긍정과 부정의 기억을 남겼다. 사회에서 만난 동성 친구들은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줬다.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전혀 다르기에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신선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기쁨, 행복, 희망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위로를 건넸다. 하지만 이성과의 관계는 때때로 나에게 고통과 슬픔, 절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해줬다면 덜 힘들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 만남을 이어가지도, 고백하지도,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나를 가볍게 대하는 태도는 상처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긍정과 부정의 감정을 모두 경험하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어릴 때는 왜 성장해야 할까에 대한 의문점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알려주는 대로 해!', '시키는 대로 해!' 같은 답변만 돌아올 뿐, 내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내려주지 않았다. 나는 공자를 배우고, 타인들을 만나며 해답을 찾았다. 내가 타인의 스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흔히 나보다 연배가 많은 사람을 선생님이라 부르지만, 내가 누군가의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성장은 거창한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아니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타인과 대화하며 지식을 쌓는 과정이 모두 성장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우리는 흡수와 버림을 반복하며 성장한다. 인간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 지식, 시야, 끈기 등을 모두 갖춘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 관계가 인간 사회의 필수요건이다. 내가 스승이 될 수도 있고, 제자가 될 수도 있다. 상호보완적 개인들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관계상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며 부족한 부분을 메꾼다. 싱어송라이터 윤하에게서 성장을, 토트넘의 손흥민에게서 겸손함을, 부모님께 사랑을 배운다. 그들에게 배운 것이 있는 만큼, 나 또한 단순한 동경을 넘어 좋은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마주 볼 수 있는 그날이 오길.
실패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성장통일 뿐이다.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말자. 지금의 나를 부러워할 누군가가 있을 테니, 기특하게 앞으로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