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서 서운한 거니까

처음 맞닿은 마음의 온도 차

by Dㅠ

일요일 오후.
우리는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은 3시.

나는 2시 45분쯤 도착했고,
그보다 조금 늦게 준식이 들어왔다.

"미안, 늦었지?"
"괜찮아. 나도 방금 왔어."

괜히 그렇게 말했지만,
핸드폰 화면은 그가 도착하기 전까지
여섯 번이나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고,
나는 괜히 괜찮은 척 웃었다.

"요즘엔 뭐하고 지내?"
"그냥 회사 다니고,
너랑 만나고… 그게 다지 뭐."

준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 뒤로는 이상하게 대화가 끊겼다.

카페 안엔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창밖엔 봄기운이 살랑거렸지만,
우리 사이 공기만은
왠지 살짝 어긋나 있었다.

"근데 너, 어제는 왜 답장 늦었어?"
내가 조심스레 물었다.

준식은 살짝 당황한 듯
고개를 들었다.

"아… 어제 친구랑 갑자기 만나게 돼서…
폰을 좀 못 봤어."

"그냥… 나한텐 연락 늦어도 되는 거구나 싶어서."

내 말은 생각보다 날카로웠고,
나조차 놀랄 정도였다.

그는 말을 잇지 못하다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미안.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나는 눈을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알아.
그런 거 가지고 뭐라 하고 싶진 않은데…"

조금의 침묵.
조금의 망설임.

"그냥,
너한테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가끔은 내가 혼자 이런 감정 느끼는 것 같아서."

준식은 한참을 말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작게 말했다.

"나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는 잔을 내려놓고
내 손 위에 살짝 손을 얹었다.

"처음이라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어.
근데, 너 서운하게 하고 싶진 않아."

나는 살짝 웃었다.
겨우 풀린 감정이
그 손끝을 따라 스르륵 녹아내렸다.

"괜히 쿨한 척했네, 나."

"귀여웠어."

그 말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고,
그제야 우리 사이 공기도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사랑은,
가끔 아주 작은 균열에서
조금 더 진심을 꺼내게 만든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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