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가기 위해 쉬어야 하는 이유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멈추는 걸 두려워할까.
잠깐 쉬는 것조차 실패처럼 느끼면서.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뒤처질 것 같고, 쉬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서
우리는 스스로를 끝까지 몰아붙인다.
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멈추지 않아서 무너지는 사람이 더 많다.
멈춘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특히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쉰다는 건
“나는 지금 괜찮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다.
그건 나약함이 아니라
자기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는 감각이다.
나 역시 멈추지 못해서 무너졌던 적이 있다.
그땐 쉼이 두려웠고,
멈추면 모든 게 끝날 것 같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멈췄어야 오래 갈 수 있었다.
꾸준함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쉬지 않는 꾸준함은
결국 스스로를 태운다.
불씨는 바람을 필요로 하지만
너무 센 바람 앞에서는 꺼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속에는 반드시 회복의 간격이 필요하다.
쉬지 않는 노력은
성실함이 아니라 소모다.
멈춘 시간은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많은 생각이 쌓이는 시간이다.
나는 왜 이 길을 가고 있을까
지금의 속도가 나에게 맞을까
이 목표는 여전히 나의 것일까
달릴 때는 보이지 않던 질문들이
멈출 때 비로소 보인다.
그래서 멈춤은
속도를 줄이는 행위가 아니라
방향을 재설정하는 행위다.
진짜 강한 사람은
늘 달리는 사람이 아니다.
다시 달릴 수 있는 사람이다.
쉼은 도망이 아니다.
그건 에너지를 다시 채우는 선택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고장 나기 전까지 쓰는 존재가 아니라
고장 나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존재다.
우리는 너무 자주
멈춤을 실패로 착각한다.
하지만 멈춤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멈춤은 계속 가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용기다.
조금 쉬어도 괜찮다.
속도가 느려져도 괜찮다.
우리는 끝까지 가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갈 수 있는 속도를 찾는 사람이어야 한다.
당신이 다시 걸을 수 있다면,
그 멈춤은 이미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