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를 마치며
나는 이 시리즈를
경기장 한가운데가 아니라
관중석 어딘가에서 써왔다.
환호보다 침묵에 가까운 자리에서,
승리의 순간보다
넘어지는 장면을 더 오래 바라보는 쪽에서.
왜냐하면
우리 대부분은 언제나
주인공보다는 관객에 가까운 자리에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저 사람은 강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는 강해서 버틴 게 아니다.
버티다 보니 조금 단단해졌을 뿐이다.
울면서도 갔고,
두려워하면서도 갔고,
확신 없이도 걸어왔다.
그게 우리의 방식이었다.
완벽하려 했던 순간마다
나는 자주 멈췄다.
실수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망치면 끝일 것 같아서,
아예 시작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가는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망쳐도 다시 했고,
쉬어도 돌아왔고,
포기하고 싶어도
하루만 더 버텼다.
사람을 끝까지 데려가는 건
완벽함이 아니라 복원력이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나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느낀다면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해왔다.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증거다.
넘어졌다는 건 시도했다는 뜻이고,
지쳤다는 건 진심이었다는 뜻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이 감정조차 없었을 테니까.
계속 간다는 건
항상 열심히 산다는 뜻도 아니고,
속도를 유지한다는 뜻도 아니다.
계속 간다는 건
멈췄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능력이다.
잠시 쉬어도 괜찮고,
방향을 다시 잡아도 괜찮고,
오늘은 아무것도 못 해도 괜찮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건 여전히 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계속 가는 이유는
반드시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중간에서 멈춘 자신을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는 불안한 존재고,
확신 없이 살며,
답 없는 질문을 안고 걷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하루를 산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느려도 괜찮다.
흔들려도 괜찮다.
이 글을 덮고
당신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
오늘보다 조금만 덜
자신을 몰아붙이길 바란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계속 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다.
당신은 이미,
생각보다 훨씬 멀리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