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긋기 시작하면 생기는 진짜 변화
이상한 일이 생긴다.
일은 줄지 않았는데, 예전보다 덜 힘들다.
퇴근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업무량도 비슷한데
하루가 끝났을 때 남는 피로가 다르다.
예전에는 일이 끝나도 머릿속이 계속 시끄러웠다.
“아까 그 말 괜히 했나.”
“내가 좀 더 했어야 했나.”
“내일 또 저거 들어오겠지.”
지금은 일이 끝나면, 진짜로 끝난다.
이 변화는 일이 줄어서 생긴 게 아니다.
예전에는 업무 자체보다
업무에 붙어 있는 감정이 더 무거웠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찝찝함
떠넘겨진 일을 혼자 처리하는 억울함
설명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선을 긋기 시작하면
일의 양보다 먼저 감정의 양이 줄어든다.
착한 사람은 늘 대비한다.
또 부탁하면 어떡하지
거절하면 분위기 이상해지나
이번에도 내가 해야 하나
이 생각이 하루 종일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간다.
하지만 기준이 생기면
사람들은 그 기준 안에서 요청한다.
예측 가능한 하루는 생각보다 덜 피곤하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내가 더 잘했어야 했나”부터 생각했다.
지금은 다르다.
내가 맡은 부분인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생긴 문제인지
이 구분이 생기면
불필요한 자책이 줄어든다.
가장 큰 변화는 여기다.
몸은 집에 왔는데
머리는 계속 회사에 남아 있는 상태.
선을 긋기 시작하면
업무는 회사에 두고 나오게 된다.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적어도 계속 떠올리지는 않게 된다.
신기하게도, 선을 긋고 나면
말이 더 부드러워진다.
억지로 참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여유가 생기면
더 친절해진다.
우리는 일이 많아서 힘든 줄 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보다 소모 때문에 지친다.
계속 괜찮은 척하는 것
불편함을 혼자 감당하는 것
기준 없이 받아주는 것
선을 긋는 건 일을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나를 덜 소모시키는 방법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어려워하는 것,
선을 긋고도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나를 덜 소모시키는 글을 계속 쓰고 있다.
이런 글이 필요하다면 구독으로 이어줘도 좋겠다.
그리고 궁금하다.
요즘 당신을 힘들게 하는 건
일의 양인가요, 아니면 사람과의 거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