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이후 내 주변에 사람들이 생겼다가도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친해졌다가도 어느새 연락이 끊기고 자연스럽게 사라진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뭐 잘못했나" 괜히 나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살았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사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당시 왜 그런 생각 했는지 모르겠다.어차피 떠날 사람들이었는데 말이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인스턴트 관계를 즐기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현실도 그렇고 SNS도 마찬가지.
아무리 친했던 급식 시절 친구들도 사회에 나오면 일 때문에 바쁘다고 나랑 안 놀아준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난 선약이 없다면 최대한 맞춰 줄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일만 하느라 바쁜지 그런 친구들과 단톡 방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유령 방이 된 지 오래다.
새로운 인연을 얻기 위해 모임도 들어가고 카페도 들어가고 단톡 방도 들어가면서 친구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방방곡곡 들어갔다. 게임 모임, 책 모임, 글 모임 등등 평소에 관심 있던 모임들 하나둘씩 들어갔지만 내가 생각한 만큼 쉽지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싫어하기에 대화를 주도하려 해 보고 간간히 개드립도 치고 나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난 아싸인 데다가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방법도 모르는 하찮은 존재인데, 그저 대화하면서 인연을 쌓고 싶었는데 너무 많은걸 바랬나 싶기도 하다. 그냥 다 내 잘못 같다.항상 나만 진심이고 항상 나만 상처 받지.
거듭된 실패를 통해 나는 결심했다. 나한테 관심 있는 사람만 관심 주기로.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그게 더 편안하다 라는 게 느껴진다.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급식 시절 친구들처럼 감정표현을 풍부하게 한다. 화도 내고 손짓, 몸짓, 발짓 온몸으로 짜증내고 욕도 서슴없이 한다. 내 껍데기만 본 사람들은 그대로 떠났고, 내 친구가 될 사람은 남았다. 그렇게 하니 내 마음도 편해지고 사람도 거를 수 있게 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후 나는 감정표현에 솔직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