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가 없는 세계
<공서 양속 건전 육성법>의 제정으로 성적인 표현이 전면적으로 금지된 지 십여 년이 흘렀다.
집요한 법령 정비와 초소형 정보 단말기. PM에 의한 감시 시스템 확립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전한 풍기를 갖게 된 일본이라는 깨끗한 국가.
이것은 야한 이야기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지루한 세계에서 싸움을 건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다.
-오프닝 시작 전 프롤로그-
주인공 오쿠마 타누키치는 토키오카 학원의 학생회장인 안나 니시키노미야를 동경하여 일반 학원에서 명문학원인 토키오카 학원 시험으로 합격해서 전학에 성공한다. 전학 이후 학생회 부회장인 카죠 아야메의 선택을 받고, 타누키치는 학생회의 일원으로 안나를 매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도 잠시. 카죠 아야메는 알고 보니 “설원의 파랑”이라 불리는 유명한 테러리스트였다. 토키오카 학원을 거점 삼아 공공장소 및 학원 학생들의 성지식 계몽을 위하여 음란 사진이나 그림을 유포하고 파리가 교합하는 영상을 조회시간에 트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타누키치는 처음에는 그녀의 테러리스트 행동에 대해 부정하고 도와줄 생각이 없었으나, 그녀의 외설스러운 언동 속에서도 현시대의 문제점의 통찰력과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행동력을 보며 어느샌가 타누키치는 SOX의 일원이 되어 테러에 동참하게 된다. 설원의 파랑의 모습을 보며 동경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며 자유를 얻기 위해 오늘도 SOX는 얼굴에 여자 팬티를 쓰고 적라한 상태로 테러를 저지른다.
처음에는 히로인 아야메의 밑도 끝도 없는 섹드립 때문에 너무 웃어서 광대뼈가 아파 올 정도였다. 보 X, 자 X, 애 X, 정 X 등등 섹드립 단어들이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는 동안 한 회 20분 동안 수십 번이 나온다. 정말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섹드립을 친다. 자유를 뺏긴 자의 한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작품 초반에는 아야메의 정신 나간 섹드립과 테러 성공이 주요 내용이지만, 점점 극이 절정으로 갈수록 SOX 보다 더 과격한 테러리스트들이 SOX를 위협하고, 배신자도 나타나고,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PM(피스 메이커)라는 고도로 발전된 정보단말기를 목과 손목에 차고 있다. 홀로그램 터치패널을 기본이며, 허공에 영상을 띄우는 프로젝터 기능, 목소리를 키워주는 확성기 기능 등 2010년대 스마트폰보다 매우 진보된 정보단말기를 지니고 살아간다. 하지만 사실 PM은 국민들을 성과 관련된 행동을 감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옥쇄다. 예를 들어 고추(생식기)라고 말하는 경우 목에 달려 있는 센서가 말을 인식하고 위치 추적하여 공권력이 발동되고 법의 심판대에 올린다. 또한 손목 센서가 성적 행위를 손으로 표현한다거나 손으로 야한 그림을 그릴 경우에도 잡혀한다. 그래서 송이버섯이라던가 방망이 같은 대체 단어를 사용해야만이 잡혀가지 않는다. 입에는 센서가 없기 때문에 입으로 야한 그림을 그리면 잡혀가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빼앗긴 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가는지 알 수 있는 대목. PM이 일본 전역에 확산된 이유는 사람들의 정치적 무관심 때문이었다. '편리한 PM 사용하게 해 줄게, 그 대신 너희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아야 해!' 하면서 외설 자료들을 전부 불태워버리고 국민들을 순응시키고 정치와 멀게 만들어 윗분들께서 공서 양속 건전 육성법이라는 국민들을 감시하며 억압하는 법을 통과시켜버린 것. 초반에 굉장히 많이 웃다가도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니 감정과 자유를 통제하는 디스토피아 세계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필자는 보통 창작물을 고를 때 제목이 특이한 것들을 우선적으로 고르는 편이다. 특이하게 끌리는 제목들이 있다. 이번 주 리뷰로 선정한 '야한 이야기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지루한 세계' (이하 야존세) 또한 마찬가지. 독자들이 창작물을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겠지만 (스토리, 일러스트 등) 개인적으로는 흥미를 돋우는 상상력이 풍부 해지는 제목이야말로 독자들이 좋아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제목이 곧 선택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끌리는 제목을 보면 바로 선택하게 된다. 야한 이야기가 없는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상상하며 즐겁게 감상했다.
야존세의 라노벨 원제인 '시모네타'는 섹드립이라는 뜻인데, 정발명으로 쓰기에는 난처하기에 순화하여 야존세로 명칭을 변경하여 출간한 것으로 보인다. 원작 라노벨은 11권 완결로 끝났지만 정발은 9권까지만 나온 상태.
러브 코미디, 디스토피아 장르를 좋아한다면 추천. 기분 안 좋은데 시원하게 웃고 싶을 때 추천.
개인적인 별점 ★★★★★ (코미디+숨겨진 진실로 라이트 하면서도 현실에서도 생길법한 스토리가 인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