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쓰이네요. 사시

사람들은 분명 아는데 모르는척 하고 있는 느낌

by Dㅠ

2주 전 어느 날, 회사에서 야간 근무를 하다가 평소에 별말 없던 주임님이 나에게 물어보셨다.

'대희 씨, 혹시 사시 고칠 생각 없으세요?' 나는 "어릴 때, 의사가 나이 들면 자연적으로 치료될 거라고 말해서 믿었는데 지금도 똑같네요" 말했다. '그게 언제 적인데요? "아마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때쯤이었을 거예요" 가물가물한 기억을 꺼내본다. '좀 심각해 보이는데 치료받아보는 게 어때요?' "그러면 수술해야 하지 않나요?" 나는 벌써부터 겁을 먹었다. '내가 알기로는 수술도 있지만 약물이나 주사로 치료 가능하다고 해요. 안과에서 상담받아봐요.' "아 넵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차 쓰고 안과 가봐야겠네요."


내가 이 회사를 다닌지도 벌써 6개월째, 회사 사람들이 나에게 전혀 신경 안 쓴다고 느꼈다. 나에게 먼저 반갑게 말을 걸거나, 식사하러 가자고 신나게 팔을 붙잡으며 말한 사람은 없으니까. 그런데 주임님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건 처음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은 사원들 관리하는 관리자여서 일반 사원들보다는 사람관리를 해야 하니 직원들 하나하나 얼굴이나 말, 행동에 대해 신경 쓰는 것 같고, 그에 대한 기반으로 나에게 사시에 대해 말을 해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도 내가 사시인 걸 안다. 아홉 살 때, 거울을 봐서 알았다. 분명 나는 거울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본 거울은 왼쪽 눈은 정가운데를 주시하고 있는 반면, 오른쪽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다는 것을. 엄마도 내가 사시가 있다는 걸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거울을 본 나의 눈이 이상하다고 엄마한테 말했고, 엄마와 함께 안과를 갔었다. 의사 선생님 왈, 일시적으로 생기는 사시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엄마와 나는 이 말을 믿고 30년 동안 살아왔다. 하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여전히 간헐적 사시가 남아 있었다.


근데 좀 황당한 사실은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나에게 "눈이 이상하네요" 라거나 "사시인가요?"라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 오래된 친구들도 그렇고, 사회생활에 나와서도 그렇고, 이성친구도 그런 말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왜 아무도 나에게 말을 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추측을 세 가지 의견으로 제시한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혹은 "내가 잘못 본거겠지" 혹은 "말하면 실례일까 봐"라고 추측해본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고, 한 두 번 만난 사이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사회에 나와보니 워낙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니 깨달았고 그러려니 한다. "내가 잘못 본거겠지"는 어느 정도 친한 사람인데도 그냥 별거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는 분류. "말하면 실례일까 봐"는 나를 오래 본 사람이라면 분명 내가 사시인 것을 모를 리가 없다. 사람이 말을 할 때, 상대의 얼굴 보고 말하지 상대방 신발 보면서 말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오래된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분명 알 테고, 말할 수 있을 텐데 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내가 이 정도의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이 정도의 관계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나 싶었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게 당사자 입장에서 더 상처다. 정상적인 두눈박이들은 앞에서는 하하호호 하다가도 내가 없을 때 뒷담화 하며 "쟤 눈동자 봤어? 어우 징그러워" 하며 이미 그들끼리는 외눈박이 취급하며 배척 당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잡설이 너무 길었다. 가끔씩 내가 사시 인 것을 잊고 살았기 때문에 짚어준 주임님께 감사함을 표한다. 아무튼 주임님의 말을 듣고, 이번 주 금요일에 연차를 쓰고 안과를 가기로 했다.

나도 더 이상은 시간을 끌면 안 되겠다는 마음을 굳게 다짐했다. 월급도 받았으니 나에게는 한동안 적이 없다. 우선 사시 전문 안과를 찾아놨다. 나이가 들면 사시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얼핏 듣기도 했다. 일단은 상담을 받아본 뒤, 비수술로 약물 치료 및 주사 치료라면 당일날 할 것이다. 수술을 해야 하고 비용이 어느 정도 든다면 가족과 상의 한 다음에 날짜를 맞춰 예약한 후 사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간헐적 사시를 고치고 나서 나의 인간관계는 바뀔지 안 바뀔지 기대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를 투자하고, 나를 바꿀 것이다. 수술 이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궁금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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