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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Jul 12. 2021

오른쪽옆구리통증 부르는 충수염증상

“천영덕 원장님,오른쪽옆구리가 너무 아픈데 혹시 맹장염인가요?” 


얼마 전 오른쪽옆구리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이 환자는 급성 충수염증상을 보여 단일통로복강경 충수절제술(충수염 수술)을 받았습니다. 일반인에게는 급성 충수염이라는 말보다, 아마도 맹장염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할 것입니다.



한사랑병원 천영덕 원장(외과 전문의)



급성 충수염(맹장염)이란 대장의 끝 부위에 연결되는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합니다. 


충수는 끝이 막히고 가는 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한 부위가 막히면 나머지 부위가 완전히 폐쇄돼 충수의 구멍이 막힙니다. 그렇게 되면 막힌 구멍 안에서 세균이 증식하고, 점막층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점점 분비물의 양이 증가하여 충수 돌기가 팽창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충수염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복통을 들 수 있습니다. 


복통도 통증 부위에 따라 다른데 충수염 초기증상으로 상복부 통증이 나타났다가 점차 충수가 있는 오른쪽 옆구리 통증(혹은 오른쪽 아랫배 통증)으로 통증 부위가 내려갑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맥버니점’정확한 위치?


국어사전에 맥버니점(맥버니점(McBurney point, McBurney點)을 검색해보면 ‘위 앞 엉덩뼈 가시와 배꼽을 연결하는 선을 삼등분 했을 때, 가쪽 1/3에 해당하는 점. 이곳은 대개 막창자꼬리의 뿌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급성 염증이 생기면 이곳을 눌렀다 뗄 때 통증이 나타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골반과 배꼽을 기준으로 가상의 선을 삼등분 했을 때, 가장 바깥쪽을 기준으로 1/3 지점이 맥버니점입니다. 


누웠을 때 가장 높이 튀어나온 부분을 중심으로 손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매우 심하며(압통) 눌렀던 손을 뗄 때 반사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문제는 충수염증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충수가 터지면서 천공성 충수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염증이 심해지면 자칫 복막염, 복강 내 농양, 장 폐쇄 등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충수염증상과 비슷한 질환은?


하지만 다른 질환이 있더라도 충수염과 같은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① 담석증(담낭결석)





담석증이 있으면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충수염과 가장 큰 차이라면 주로 ‘식사 후 30분 내외’에 갑자기 통증이 시작되고 보통 2~3시간 이어지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특징을 보입니다.또,담석증이 원인이 되어 담낭염이 생기면 마찬가지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② 대장게실염




게실증이란 위나 소장, 대장 등의 벽면에 생기는 풍선 모양의 작은 주머니 ‘게실(憩室, diverticulum)’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바깥쪽으로 돌출된 상태를 말합니다. 


대장에 생긴 게실증은 흔히 '대장에 주머니가 생겼다', '대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대장 벽이 튀어나왔다’ 등 비유적으로 설명하는데,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면 대장에 홈이 파인 것처럼 관찰되며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게실이 터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천공이나 복막염, 누공, 대장 주위 농양 및 장폐색증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대부분 대장게실증은 두드러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시경 검사 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이 대장 게실염으로 발전했을 경우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감이 있으면서 오른쪽 옆구리 통증과 함께 압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③ 탈장(복부 탈장,서혜부 탈장 등)


탈장 중에서도 복부탈장이나 서혜부 탈장, 혹은 소아 탈장 등에서 충수염증상과 비슷한 오른쪽옆구리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탈장도 두드러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탈장이 생긴 부위에 따라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충수염으로 인한 복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은 매우 많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질환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뿐더러, 자칫 증상을 오인해 치료 적기를 놓쳐 2차, 3차적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큽니다.


충수염이 발생하면 오른쪽 아랫배 통증 외에도 소화불량이나 명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며, 미열과 함께 구역질(혹은 구토)이 나기도 합니다. 


주로 ‘급성기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므로 급성충수염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수술적 치료를 받아 합병증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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