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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Jul 16. 2021

여름에 더 힘든 항문가려움 원인


“최동현 원장님, 민망하게 자꾸 항문이 가려운데 왜 그런걸까요?”


항문가려움으로 얼마 전 저를 찾아온 이 환자를 진료해보니, 항문소양증(Pruritusani)으로 인해 가려운 증상이 생긴 경우였습니다. 


신체 어느 부위든 가려움증이 생기면 참 괴로운데, 특히 항문소양증은 가려워도 긁기 ‘민망한’ 부위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라 환자들의 말 못할 고통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사랑병원 최동현 원장(외과 전문의)



특히 올해는 1982년(7월 5일 시작) 이후 39년만의 늦은 장마가 이어져 항문소양증 환자들에게는 더 고통스러운 여름이 될 수 있습니다. 


날씨가 무덥고 땀이 많이 나는 계절에는 항문 주변이 습하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 항문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문소양증이란?

여러 가지 원인에의해서 항문과 그 주변의 피부, 혹은 외음부 등이 가려운 증상을 말합니다.





여기서 ‘소양’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한자 뜻을 풀어보면 소양(瘙癢) 즉, 피부병 소(瘙), 가려울 양(癢)을 뜻합니다.


뜻풀이 그대로 ‘소양감(pruritus, 瘙癢感)’이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매우 불쾌한 느낌으로, 피부가 가려운 증상이 항문이나 항문 주위의 피부에 생기는 질환입니다.



일차적 항문소양증 vs 이차적 항문소양증


항문소양증은 크게 일차적 항문소양증과 이차적 항문소양증으로 구분합니다.


일차적 항문소양증은 ‘특발성 항문소양증’이라고 하며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이차적 항문소양증은 ‘속발성 항문소양증’이라고 하며  ‘특별한 병적 상태’가 그 원인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앞에서 저를 찾아온 환자처럼

특별한 원인이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항문소양증이 있고,
치핵(치질)이나 치루, 치열 등의 항문질환이 있거나
대장염 등 기타 질환에 의해,
혹은 기생충 감염(항문 주변을 돌아다니며 알을 낳는 특성을 가진 기생충인 ‘요충’에 의해 감염되어 항문가려움과 같은 항문소양증이 생길 수 있음)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일차적, 이차적 항문소양증의 원인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원인이 불분명한 일차적 항문소양증


 항문을 지나치게 깨끗이 하려 과하게 자주 씻는 경우, 묽은 변에 의해 항문 주변이 자극을 받는 경우, 항문 주변 부위가 제대로 건조되지 않아 축축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등이 발병 요인에 영향을 주어 항문가려움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차적 항문소양증은 


전신 질환(당뇨, 간 질환, 갑성선 이상,비타민 결핍증 등)이나 대장/항문 질환(변비, 치루, 치핵, 변실금, 대장암 등), 항문 주변의 피부질환(접촉성 피부염 등) 


등이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항문소양증 원인 중 주의해야 할 것들!


이차적 항문소양증은 ‘병적 상태’에 의해 발생하지만 일차적(특발성)항문소양증은 항문가려움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합니다.





첫째, 대장/항문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진료한 치핵(치질)환자 중에 항문소양증이 함께 나타난 분이 의외로 많았고, 치핵 외에도 치루,치열 등 다른 항문질환 환자 중에도 항문가려움을 호소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이분들은 공통적으로 ‘좋지 않은 배변 습관과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부터라도 설사나 변비를 유발하는 배변 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고, 항문질환이 있으면 조기에 치료 받는 것이 항문 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 항생제 남용도 주의해야 합니다.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과 같은 항생제는 항문 가려움증에 영향을 줍니다. 


항생제는 정상적으로 체내에 존재하는 균(칸디다와 경쟁하는 박테리아)을 죽여, 칸디다균이 더 늘어나게 해 질염 등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인과 질환이 있는 분 중에 종종 항문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하므로 이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항문소양증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항문소양증 환자의 임상 증상은 보통 세 단계로 분류합니다. 


초기 즉, 1단계에서는 항문 주변 부위에 발적( 피부 및 점막이 붉은빛을 띠는 것)이 있고 긁은 자국이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이 단계를 넘어가면 2단계에 접어들어 항문 주변 부위가 갈라지거나 환자에 따라 진물이 나기도 하며 피부색이 정상적인 색깔과 비교해 탈색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3단계는 피부 주름이 더 깊어지고 긁어서 작은 궤양이나 두드러기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항문소양증이 만성화되면 ‘태선화 증상(표피 전체와 진피 일부가 가죽처럼 딱딱하게 두꺼워짐)’이 나타나며 고통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더더욱 주의하시고, 항문이 가렵다면 방치하지 말고 치료 받으시기 바랍니다.

 


안산 한사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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