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종이 있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용종뿐 아니라 담석증(cholelithiasis)이나 담낭염(cholecystitis)을 진단받은 분들도 수술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묻곤 하십니다.
‘용종을 떼어낸다’라거나 ‘담석 수술, 담낭 수술을 한다’는 말은 담낭을 절제하는 ‘담낭절제술(cholecystectomy)을 뜻합니다.
담낭(쓸개, gallbladder)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쓸개즙, bile)을 농축, 저장하는 일을 합니다. 간, 췌장에 붙어 있는 작은 소기관(길이 7~10cm, 용적 40~70mL)으로, 성인 주먹의 절반 크기 정도의 주머니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담낭 용적은 공복일 때 증가하지만, 식사 후에는 수축작용에 의해 용적이 감소합니다. 담낭에 저장되어 있던 담즙은 음식물 섭취 후 지방질의 소화와 흡수를 돕기 위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담낭용종은 용종의 종류를 감별해 수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비종양성 용종은 악성(암)으로 진행하지 않지만,종양성 용종은 크기가 자라면서 담낭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양성 용종만이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담낭용종 중에서 크기가 큰 용종은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10mm 이상의 크기를 가진 담낭 용종은 수술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또, 10mm 이하의 크기라도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거나 담석이 동반된 담낭용종은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담석의 종류나 개수, 담석의 크기, 담석이 있는 위치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혹은 담낭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담석증은 담낭절제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담낭염의 90% 이상은 담석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담석에의해 담낭벽이 자극을 받으면 여러 가지 세균 감염에 의해 염증을 일으켜 담낭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급성담낭염은 금식과 항생제 투여를 우선 시행하지만,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담낭을 절제하는 것입니다. 만성 담낭염도 담낭절제가 근본적 치료입니다.
담낭을 절제하는 방법은 크게 개복 수술과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있습니다.
의술의 발달로, 지금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진일보한 것이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입니다.
일반적인 복강경이 배꼽 주변으로 3~4개의 구멍을 뚫어 시행한다면, 단일통로 복강경은 단 하나의 구멍만 뚫어 단일 포트(port)를 이용해 수술이 이루어집니다.
통증도 적고 수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으며 회복도 빠른 최신 수술 방법입니다.
저를 찾아온 환자 중에 담낭 절제가 필요한 분은 대부분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담낭 수술을 앞둔 환자 대다수는 이렇게 질문합니다. 담낭절제술을 받고 나면 쓸개가 없어지는데, 괜찮은 거냐고 말입니다. '쓸개 빠진 놈'이라는 속담처럼 '쓸개가 빠지면 사람 노릇 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게 그 이유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쓸개가 없어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담낭(쓸개)을 절제하더라도 간과 담도(담즙 이동 경로)가 팽창해 담즙 저장 역할을 어느 정도 보완해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담낭절제술을 받은 뒤 2~3개월 동안은 대장에 담즙이 전부 흡수되지 못해 환자에 따라 묽은 변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몇몇 환자분은 담즙 역류 증상으로 약한 속쓰림과 더부룩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3개월 이내에 호전되므로, 담낭절제술을 고려한다면 안심하시고 수술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