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름과 분비물,극심한 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이 환자분은 ‘화농성한선염’을 진단받았습니다. 그저 뾰루지가 났다고만 생각해 내버려두었다가 증상이 심해진 경우입니다.
이분처럼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큰 고통이 따를 수 있습니다.
엉덩이와 겨드랑이 등 살이 접히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화농성한선염’은 어떤 질환일까요?
질환명을 단어로 쪼개보면 훨씬 더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먼저 ‘화농성(pyogenic)’이란 세균에 감염돼 고름이 많이 발생하는 성질을 뜻합니다. 그래서 고름이 형성을 유도하는 세균을 화농균(pyogenic bacteria, suppurative bacteria)이라고 부릅니다.
한선(sweat gland, 汗腺)은 한자 뜻 그대로 ‘땀 한, 샘 선’ 즉,땀샘을 말합니다.
땀은 피부에 있는 한선에서 만드는데, 피부선의 땀샘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대한선(아포크린선)은 특유의 냄새가 있는 점성의 땀을 분비하는 땀샘입니다.소한선(에크린선)은 냄새가 없는 땀을 분비하는 땀샘입니다.
염증(inflammation)은 외부 자극에 의해 손상을 입었을 때 일어나는 방어적 반응입니다. 보통 세균 감염에 의해 충혈, 부종, 발열, 통증 4가지 증상이 주로 나타납니다.
이 세 가지 단어가 합쳐진 의미가 피부에 발생하는 ‘화농성한선염’입니다.
화농성 한선염이 단순한 종기, 여드름과 다른 이유는 ‘증상 악화’와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들 수 있습니다.
같은 부위에 재발하고 잘 낫지 않으면서 통증이 더욱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화농성 한선염은 발생한 부위에 따라 일상생활에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화농성 한선염 중에 엉덩이종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단순한 종기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주변으로 퍼지는 양상을 띱니다. 게다가 엉덩이 부위라 의자에 앉을 때, 혹은 걸을 때도 속옷과 바지에 쓸려 통증이 심하고 증상이 쉽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엉덩이종기가 터지면 고름과 분비물이 나오면서 병변 부위의 2차 감염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통증도 매우 심하지만, 부위가 부위인 만큼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고름과 분비물은 특유의 악취를 동반합니다. 화농성 한선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흉터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따르는 질환입니다.
한가지 더! 엉덩이에 발생하는 화농성 한선염은 사타구니 주변까지 번질 수 있어 더욱더 치료가 필요합니다.증상이 심해지면 방광이나 요도에 누공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엉덩이에 발생한 화농성 한선염은 경증, 중등증과 같이 비교적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질환의 특징은 완치가 쉽지 않고, 완치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치료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발생한 병변의 수를 줄이고(병변이 여러 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음)
둘째, 병변이 발생한 범위를 줄이고
셋째, 새로운 병변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초점을 두고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항생제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바르는 연고 형태의 항생제나 복용하는 항생제가 있지만, 복용기간이 꽤 길 수 있습니다.(약 12주)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A제재. 스테로이드제, 여성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 약물치료가 있지만, 이 역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적절히 이루어집니다.
경증이나 중등증 화농성 한선염은 이와 같은 치료 방법으로 상당수 호전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호전되지 않거나 증상이 심한 중증 환자라면 다음과 같은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앞의 치료 방법으로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혹은 증상이 심한 중증 환자라면 ‘생물학적억제제’나 ‘외과적 수술’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생물학적 억제제(TNF-알파 억제제)로, 몸속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물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 방법입니다. 외과적 수술은 병변 부위의 절제 혹은 절개 후 배농 등의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살이 접히는 부위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점점 퍼지는 양상을 보이는 화농성 한선염!
특히 엉덩이 부위에 발생했다면 단순한 종기가 아닐 수 있으니, 꼭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