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크기가 큰 측방발육형종양을 진단받은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질환명 자체가 생소할 수 있지만, 쉽게 설명하면 옆으로 자라는 특성이 있는 대장종양을 말합니다.
오늘은 이 주제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명칭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한자 뜻을 풀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측방(側方)즉, 곁 측(옆 측), 방향 방자를 사용합니다. ‘동일 방향을 향한 채 좌우로 이동, 회전해 가는 방향’을 뜻합니다.발육(發育)은 생물체가 자라는 것입니다. 두 한자어를 합쳐보면 ‘옆으로 퍼지면서 자라는 종양’이라는 의미입니다.
측방발육형종양(LST, laterally spreading tumor)은 다소 크기가 크면서(직경이 1cm 이상) 옆으로 자라는 특성이 있고, 편평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종양은 수직 방향으로 커나갑니다. 그래서 보통 ‘볼록 튀어나와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주로 측면으로 자라기 때문에 종양의 높이가 낮고 편평해, 종양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 색조 변화가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아 내시경 검사 시 간과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어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 종양은 내시경 소견상‘육안적 분류’로 구분해보면 크게 '과립형'과 '비과립형'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또다시 '표면의 형태(거친 결절의 유무, 함몰 유무)'에 따라 구분합니다.
•<과립형> 과립균일형(균일결정형) & 결절혼합형(혼합결절형)
•<비과립형> 평탄융기형 & 위함몰형
이 중에 침윤성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것이 ‘결절혼합형(혼합결절형)’과 ‘위함몰형 측방발육형종양’입니다. 다른 표면형 선종보다 악성(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알려진 연구마다 악성화율에 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따라서 대장종양의 크기나 침윤 정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대장의 장벽중에 점막과 점막하층에 암세포가 침습된 상태를 조기 대장암 단계라고 합니다. 조기 대장암은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점막하층에 깊이 침범한 경우(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제외)
조기 대장암뿐 아니라 조기 위암, 용종 등을 내시경으로 병소만 잘라내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방법입니다. 기존의 내시경 치료술인 내시경점막절제술(EMR)보다 더 발전한 치료 방법입니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은 항문을 통해 대장까지 내시경을 삽입하고, 종양이 발생한 부위를 미세하게 들여다보며 시술이 이루어집니다. 고주파 전기 치료기, 내시경 나이프, 고해상도 내시경, 이산화탄소 주입 장치와 같은 특수 장비를 이용해 병소를 잘라냅니다.
시술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병변의 아래쪽 점막하에 약제를 주입한 후
→ 고주파전기치료기에 내시경 나이프를 연결해
→ 병변을 포함한 점막하를 한 덩어리로 박리합니다.
*그래서 비유적으로 ‘마치 생선회를 뜨듯’ 종양 조직을 절제한다고 표현합니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하려면‘ 고도의 숙련 기술’이 필요합니다. 병변의 위치에 따라 출혈이 생기거나 천공에 의한 복막염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치료했던 환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환자는 장벽이 비교적 얇다고 알려진 맹장에서 측방발육형종양이 발생했습니다. 위치상 시술 시 천공 위험이 있어, 더욱더 세심하게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했습니다.
이때 시술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건은 다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점막하용액 주입 후 병변이 잘 뜨는가!
둘째, 병변에 대한 접근이 용이한가!
셋째, 내시경의 조작이 자유로운가!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했기에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2월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자료: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8년 암환자는 총 24만 3,837명이었습니다.
이 중 주요 암 발생자 수는
위암(2.93만 명) > 갑상선암(2.87만 명) > 폐암(2.86만 명) > 대장암(2.79만 명) > 유방암(2.36만 명) > 간암(1.57만 명) > 전립선암(1.49만 명) > 췌장암(0.76만 명) > 담낭암/기타 담도암(0.72만 명) > 신장암(0.55만 명) 순이었습니다.
암(악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종양의 경우, 조기 발견 및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암 예방과 대장 건강을 지켜나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