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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Mar 17. 2022

항문종기 아닌 항문 주위 농양, 치루 위험 커진다!

“선생님, 항문종기와 항문 농양은 다른 건가요?”


항문 통증으로 저를 찾아온 환자 중에 이렇게 묻는 분이 꽤 많았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항문 주변에 난 종기나 농양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종기란? 

모낭이 세균에 감염이 되어 노란 고름이 잡히면 모낭염(folliculitis)이 심해지고 커져서 결절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영어로 furuncle라고 합니다. 이보다 조금 더 큰 종기는 carbuncle라고 합니다. 




종기는 주로 피하(지방층)에 고름이 생기고 주로 모낭 즉, 털이 나는 부위에 염증성 결절이 생기고 고름집이 잡히는 것을 말합니다. 



▸농양이란? 

반면, 농양은 피부 깊은 층인 진피 내부에 농이 고인 경우를 말합니다. 농양은 영어로 abscess라고 하며, 농이 차 있는 고름집을 농포(pustule)라고 합니다. 


 



항문샘, 세균에 의한 염증이 잘 발생하는 부위

흔히 환자들은 ‘항문종기가 났다, 항문에 뾰루지가 났다’고 표현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통상적으로 말하는 항문종기가 아니라 사실상 항문 주위 농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항문샘에 염증이 발생해 농양이 차오르는 항문 질환입니다. 


항문 안으로 1~2cm 위치에는 항문샘이 4~10개 있습니다. 


항문샘은 대변이 항문으로 나올 때 항문 내 윤활 작용을 하는 점액질을 분비합니다. 이러한 윤활제가 항문 벽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항문샘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고름집이 형성되어 항문 주위 농양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문샘 안에는 움푹 들어간 치상선이 있는데, 구조상 대장 내 세균이나 대변 균이 잘 흘러 들어갑니다. 따라서 환자가 세균 저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더 쉽게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문 통증과 발열, 항문 주위 농양  

항문의 얕은 부분에 항문 농양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첫째, 항문 주위가 붓고 아픕니다. 환자에 따라 밤잠을 설칠 만큼 매우 심한 항문 통증을 호소합니다. 


☑ 둘째, 항문 농양과 그 주변이 화끈거립니다. 흔히 발열이라고 하는데, 항문 주변으로 화끈거리는 열감이 느껴집니다.


☑ 셋째, 이와 달리 환자에 따라 겉보기엔 붓지 않았는데 열감과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넷째, 환자에 따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만 통증(압통)이 있고 평상시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 다섯째, 항문 농양은 농이 차있는 상태라서 터지거나 고름이 배출되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여섯째, 고름이 배출되면 항문 주위 작은 구멍(흔히 좁쌀만 한 미세한 구멍이라고 함)이 생기는데, 이 구멍이 나중에 막히면서 농양이 반복해서 생길 수 있습니다. 


☑ 일곱째,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면서 고약한 악취를 풍기기도 합니다. 





항문 주위 농양 그대로 두면 치루 위험 높아져! 


일반적으로 단순한 항문 주위 농양은 배농 후 항생제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환자 중에 50% 이상은 항문 치루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 치루란? 

치루(anal fistula)란 만성적인 항문 주변 농양으로 인해 고름집이 터지면서 샛길이 생겨 그곳으로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 현상입니다. 




샛길 혹은 터널처럼 길이 생기는 것을 치루관이라 하며 후천적으로 형성된 누관을 말합니다. 보통 항문 주위의 고름이 빠진 후 누공을 형성해 치루로 발전하게 됩니다.   


→ 항문샘의 감염 
→ 항문 주위 농양이 형성 
→ 고름집이 터지면서 농양 배출 
→ 항문선의 안쪽과 항문 바깥쪽 피부 사이에 약해진 부위를 중심으로 터널이 생김 
→ 바깥쪽 구멍을 통해 분비물이 나오는 치루 발생    



제가 진료한 치루 환자들의 공통적인 소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환자들의 병력상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항문 주변으로 반복해서 농양이 형성되거나 고름집이 터져 분비물이 있었습니다. 또, 겉으로는 항문종기처럼 도드라진 외구가 존재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고름이 터져 나오거나 외구 주위가 딱딱하고 통증을 호소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피부 쪽으로 난 구멍을 통해 고름과 같은 분비물이 나와 늘 속옷에 묻어 나오고 악취가 심합니다. 특히 항문 주위 통증과 더불어 일상생활의 불편감도 큽니다. 


환자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치루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입니다. 



한사랑병원 천영덕 원장(외과 전문의)



최근에는 정상 조직은 최대한 살리며, 항문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최소침습 치루 수술을 시행되고 있습니다. 치루는 한 번 발병하면 수술이 불가피한 질환이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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