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의 아기는 탯줄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습니다. 그래서 탯줄을 태아와 엄마를 연결해주는 ‘생명 줄’이라고도 합니다. 태아가 모체와 분리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 비로소 탯줄을 자릅니다.
흔히 ‘신생아 배꼽 떨어지는 시기’라고 말하는데 이와 같은 제대(탯줄) 탈락 시기는 보통 생후 10~14일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하얗고 투명한 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건조되어 검은색을 띱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배꼽이 떨어져 나갑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그냥 심하게 튀어나온 참외배꼽인가요? 아니면 선생님이 말씀하신 신생아 배꼽탈장인가요?”
유난히 아이의 배꼽이 툭 튀어나 걱정된다며 인터넷에서 의료진 칼럼을 찾아봤다는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제가 썼던 소아탈장 글을 읽고는 혹시 탈장은 아닐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신생아, 소아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탈장 중에 대표적으로 서혜부탈장(사타구니 탈장)과 배꼽탈장이 있습니다. 이 중에 신생아 배꼽탈장은 배꼽 주변 복벽 조직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합니다.
선천적으로 배꼽을 감싼 근육 막이 약해져 있을 경우 탈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탯줄이 떨어진 뒤 제대륜이 정상적으로 막히지 않아, 채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장의 일부가 빠져 나오는 것입니다. 보통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 즉,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태에서 주로 탈장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우는 것’이 곧 의사 표현입니다. 배가 고파서 울고, 기저귀가 축축해서 울고, 자세가 불편해서 울고, 졸릴 때도 웁니다. 또한 아기의 울음은 엄마와 아빠를 부르는 일종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신생아의 울음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합니다. 육아가 익숙해지면 부모들은 울음소리만 듣고도 아기가 왜 우는 지 알 수 있다고 하지요.
저는 외과 전문의 입장에서 아기의 ‘울음’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만일 아기의 배꼽이 유난히 툭 튀어나와 있고 울 때 배꼽 주변이 불룩하다면 신생아 탈장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배꼽탈장 증상은 육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배꼽 주변 부위나 혹은 배꼽 전체가 불룩 튀어나와 보입니다.
다만 튀어나온 정도의 차이가 다를 수 있어 대부분 부모님들은 단순 ‘참외배꼽’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참외배꼽이 탈장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례에서 선천성 배꼽탈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신생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과 달리 배꼽탈장 중에약 90%는 3~4세 이전에 자연 치유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배꼽 주변 덜 닫힌 근육막이 점점 닫히면서 탈장 증상도 자연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약 10% 정도는 3~4세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탈장 부위가 자연적으로 막히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 수술이 필요합니다.
다른 탈장에 비해 배꼽 탈장은 장기가 끼는 감돈 탈장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배꼽 주변의 벌어진 틈(구멍)이 크다면 3~4세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금 더 일찍 탈장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탈장 수술이 개복으로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의료 기술이 발달해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 소아 탈장은 2.7mm의 가느다란 복강경 기구를 이용해 수술이 이루어지므로 개복 수술과 달리 흉터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그만큼 수술 통증이 적어 당일 퇴원이 가능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가 어리다 보니 수술에 대한 걱정도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사랑병원탈장 수술은 외과 수술만 전문으로 하는 숙련된 외과 전문의(써전surgeon)가 집도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엇보다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외과의 긴밀한 협진으로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집니다.
물론 신생아 배꼽탈장은 3~4세까지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즉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이거나 4세 이후까지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통해 탈장을 치료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