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마치 배를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은 일반적인 복통보다 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특히 우상복부 통증이 있다면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담낭결석이나 담낭염 등 담낭 질환에 의한 복부 통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담낭은 우리말로 쓸개라고도 하는 소화기관입니다. 간의 우엽(오른쪽엽)과 좌엽(왼쪽엽) 사이에 오목에 붙어있는 작은 주머니로, 크기는 7~10cm의 길쭉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음식물을 섭취한 뒤 30분 정도가 지나면 담낭에 보관된 담즙이 십이지장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렇게 배출된 담즙은 소화효소를 돕는 조효소 역할을 하며 주로 지방의 소화와 흡수를 돕습니다.
이처럼 담즙은 지방 음식의 소화와 콜레스테롤 대사, 독성 물질 배출 등 생리적인 기능을 담당합니다. 담즙 성분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산, 담즙산염 3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제 역할을 한다면 각각의 구성 비율은 우리 몸 안에서 정확하게 조절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담즙 성분 비율에 변화가 생기면 담낭에 찌꺼기가 쌓여서 단단하게 돌처럼 굳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담낭결석(담석, GB stone)입니다.
흔히 ‘몸속의 돌’이라고 표현하는 담낭결석은 담낭이나 담관, 담도, 혹은 간 내부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담낭결석으로 인해 생긴 질환을 담석증(cholelithiasis)이라고 합니다.
담낭결석은 대부분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이며, 콜레스테롤 과다섭취와 가장 관련이 깊습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육류 섭취 증가, 인스턴트 식품 및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으로 인해 담석증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담석은 크게 색소성 담석과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 담석증 환자의 대다수는 콜레스테롤 담석에 의해 발생합니다.
건강검진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환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지만,여러 개의 담석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제법 크기가 큰 담석도 있는데 대부분 가벼운 소화불량 정도 외에 특별히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건강검진으로 담석이 발견되었지만 나쁜 식습관은 개선되지 않은 채 수년간 이를 유지할 경우 담석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담석으로 인한 담낭염 발생 위험도 커지고 만성화될 수 있습니다.특히 만성 담낭염 환자 중에는 드물게 담낭암이 발견되기도 하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석증은 무증상인 경우도 절반에 가깝지만,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두드러진 증상은 식후 통증과 담도산통을 들 수 있습니다.
‘식후 통증’은 식사 후 약 30분 내외에 갑자기 통증이 시작되고 보통 두세 시간 지속되며, 서서히 사라집니다.
통증 강도는 오른쪽 갈비뼈 밑으로 뻐근한 느낌이 들고 오심이나 구토, 심한 명치통증, 혹은 때때로 등쪽까지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담도산통’은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발생하는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을 말합니다.
오른쪽 날개뼈 아래나 어깨 쪽으로 통증이 퍼져 나갈 수 있습니다. 대개 통증은 갑자기 시작되고 보통 1~4시간 동안 지속되며, 서서히 또는 갑자기 통증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담석증 증상 중에 오심과 구토, 발열, 오한 등이 있다면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담석증이 심해져 담낭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증상인 경우라도 병원의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담석 변화를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고 담석 크기가 크다면 담낭절제술로 담석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주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에서 더 발전한 것이 단일통로복강경수술입니다.
담석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서 생활의 불편이 따르거나 담석 크기가 크고 다른 동반 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면, 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