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항문 질환이 생기거나 항문 통증이 심해지기 쉽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항문 주위의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평소 항문질환이 있는 분들은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항문질환으로 치핵(치질), 치루,치열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극심한 항문 통증을 유발하는 치루(anal fistula)를 주제로 원인과 수술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치루는 항문샘(항문선) 피부 안팎에 구멍이 생겨 고름이나 분비물이 항문 주위의 피부를 뚫고 흘러나오는 질환을 말합니다. 급성 염증질환인 항문농양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항문 주변의 만성적인 농양이나 항문선의 염증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증세가 심해지면 고름이 배출되고 항문선 안쪽과 항문바깥쪽 피부 사이에 통로(누관, 길)가 생겨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것이지요.
치루는 일반적인 항문 종기와는 다릅니다. 물론 종기가 터져도 고름이 나오지만 고름이 다니는 통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치루는 고름이 나오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항문 농양이 지나가는 길이 생기게 됩니다.
치루는 염증성 항문질환이기 때문에 제대로 배농하고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염증의 범위가 넓어지고 고름이 새어나가는 길도 점점 더 커집니다.
또한, 농양으로 인해 점점 곪다가 그 주변으로 번져, 괄약근 깊은 곳으로 통로가 여러 개 생길 수 있습니다. 누관이 얉은 곳에 위치해있고 누관의 개수가 적으면 단순 치루지만 증상을 계속 방치할 경우 복잡치루로 발전하게 됩니다. 단순치루는 복잡치루 보다 훨씬 더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치핵이나 치열은 증상이 경미할 경우 좌욕이나 복용 약, 외용 연고 등으로 어느 정도증상 개선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치루는 다릅니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임을 잊지 마시고 증상이 더 악화되기 전에 꼭 치료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최동현 원장 : 제가 집도하는 ‘최소침습 치루수술’은 정상조직은 최대한 살리며 항문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수술 과정부터 수술 후 관리까지 의료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동현 원장 : 수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적정한 수술 방식을 결정하게 됩니다. 전통적인 치루수술방식의 개방술식 수술은 치루 재발률이 낮은 좋은 수술입니다.치루의 전루관을 개방한 후 긁어낸 다음 안쪽 부분의 점막과 괄약근 조직을 보강하는 개방술식의 변형법도 있습니다.변실금의 후유증이 적은 수술입니다.
최동현 원장 : 누관심도려뽑기(괄약근보존술식)를 시행합니다. 외구에서부터 누관을 도려 뽑아내고 내구쪽은 봉합하거나 근육을 이용해 막아주는 근육 충전술입니다. 치루관에 포함된 모든 괄약근을 동여매는 방법인 세톤법(Seton)도 있습니다. 배액선법이라고 하는데 내구가 항문관 위쪽에 있어서 개방술식으로 하면 괄약근이 손상되어 변실금이 생길 것 같은 경우, 외구에서 내구로 끈을 통과시켜 묶어 놓는 방법입니다. 꽉 조여 놓으면 괄약근이 서서히 잘리고 미리 잘렸던 부분은 다시 붙어 치루가 치료되면서 괄약근 손상이 예방되는 방법입니다.
최동현 원장 : 항문주위 농양 치료로 절개 배농만 했을 경우 2/3에서 치루가 재발해 다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루수술 중 약 20% 정도는 대변 등에 의해 막혀 내구를 찾지 못하게 되고 이는 재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수술 방법에 관해 설명한 것처럼, 최근엔 수술 내구를 찾는 방법이 많이 개발되어 내구를 찾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항문은 대변이 통과하는 곳이므로 감염의 우려가 늘 있고, 결핵이 있는 환자의 치루 또한 재발이 잘 될 수 있습니다.
최동현 원장 : 치루수술은 개방술식의 경우 괄약근을 자르게 되는데 낮은 곳의 치루는 문제가 없지만 높은 곳의 치루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개방술식 보다는 괄약근보존술식이나 끈통과법 등으로 치료합니다. 괄약근보존술식은 개방술식보다는 재발률이 높지만 괄약근의 손상으로 변이 새는 변실금의 발생비율이 아주 낮습니다.
최동현 원장 : 수술 후 통증은 물론 재발을 방지하는 관리 방법으로 첫째, 수술 부위를 청결(배변 후 항문 틈 사이에 끼인 작은 분비물이라도 깨끗이 씻기 등)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둘째, 항문에 자극 주는 음식보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항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알코올은 절대 금물입니다. 넷째, 격렬한 운동은 자제하되 가벼운 걷기나 산책 등 몸을 움직여주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치루는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는 개선이 어렵고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혹시라도 항문 농양이 반복되어 나타나거나 치루가 의심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으시길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