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는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비유하곤 합니다. 그만큼 우리 주위에 많은 분이 변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변비란 정상적으로 배변이 이루어지지 않는 증상을 말합니다.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어야 하거나 대변이 딱딱하게 굳어서 원활한 배출이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면서 변비로 인해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변비와 관련이 깊은 대표적인 항문 질환이 치열입니다. 오늘은 변비와 치열, 그리고 치열치료를 주제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변비는 생활습관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과 육류 중심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식, 폭식, 야식, 그리고 수분 부족과 잦은 다이어트 등이 원인이 되어 변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 이유는 음식을 적게 먹으면 대변의 부피가 작아 배변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일 평균 섭취량보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평상시 식이섬유 섭취가 적은 식단 등도 변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변비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건강한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밤늦은 저녁 식사나 야식을 먹은 뒤 곧바로 잠자리에 들거나 평상시 운동 부족이라면 장운동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배변 활동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배변 주기가 일주일에 2회 미만일 때 변비라고 하지만, 단순히 횟수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변이 굉장히 딱딱하며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어야 하고, 변을 볼 때 항문이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변을 보고 나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는 잔변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변비 증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변비 증상! 혹시 나도?>
배변 활동 일주일에 2회 미만
배변 시 출혈 동반
배변 시에 굳은 변이 나오는 경우
딱딱한 변과 적은 양의 변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변감
복부 팽만감과 복통
변비가 지속되면 치열 발생 위험 커져
그렇다면 변비와 치열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치열은 항문 입구에서 항문 안쪽 치상선에 이르는 항문관 부위가 찢어지는 현상으로 다른 말로 ‘열항(裂肛)’이라고도 합니다.
항문괄약근이 섬유화되어 좁아지면서 변을 볼 때 찢어지는 것으로, 굳어 있는 딱딱한 대변이 항문을 통과하면서 피부나 점막이 찢어진 상처를 말합니다.
항문 찢어짐은 주로 치상선보다 아래쪽에 생기며 통증과 함께 출혈(선홍색의 피가 휴지에 피가 묻어나오는 정도)이 나타납니다. 항문이 묵직하고 쑤시는 듯한 불편감이 계속돼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변비가 있는 분들은 배변 시 딱딱해진 변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과정에서 항문 점막에 손상을 주어 항문 찢어짐과 출혈을 동반한 치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면 만성치열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만성변비가 있는 분들은 치열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치열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급성치열, 만성치열로 나눠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급성치열의 의학적 처치는 주사나 변을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연화제, 국소마취제를 포함한 연고 등의 약물치료가 이루어집니다. 또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생활습관에 유의하고 좌욕 등을 실천하면 어느 정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만성치열은 치열이 만성화되면 찢어진 부위가 깊어져 궤양이 생긴 상태라 단순히 변비 개선이나 식이요법, 약물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치열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치열 수술 전 환자의 항문내압검사를 먼저 시행하며, 그 결과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측방 내괄약근절개술이나 치열 절제술을 결정하게 됩니다.
수술 전 항문내압검사 결과, 환자의 휴지기 항문 압력이 높고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항문이 좁아졌다면 측방 내괄약근절개술을 시행합니다. 항문관을 넓혀 변이 잘 나오게 합니다.
이와 반대로 항문 압력이 낮거나 정상이라면 치열 절제술을 시행합니다.
이 외에도 치열치료 방법으로 집모양형 피부관 이동술이 있습니다. 항문의 찢어진 피부가 없는 궤양 부위에 건강한 피부를 이식하여 덮어주는 수술 방법입니다.
치열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다만 만성치열로 악화되면 항문 모양에 변형이 되어 항문 피부꼬리나 항문비대유두 등이 후유증으로 남기기도 하고 만성치열이 치루(항문 누공)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상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고 치열 증상이 있다면 초기에 치열치료를 받는 것이 삶의 질을 더 윤택하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