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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Dec 20. 2023

항문주위농양과 항문 통증, 치루 초기 증상

진료실에서 환자와 마주하다 보면 항문질환으로 말 못 할 고통에 힘들어하는 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환자분이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만큼 항문질환은 겉으로 드러내기 쉽지 않은 질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병원을 찾지 않은 잠재적 환자는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3대 항문질환으로 치질(치핵), 치루, 치열을 손꼽습니다. 오늘은 이 중에 치루를 주제로 항문주위농양과 항문 통증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한사랑병원  최동현 원장(외과 전문의)



항문에 고름 주머니, 항문주변농양


항문 입구에서 위쪽으로 약 1.5cm에 위치한 치상선에는 점액성 분비물을 분비하는 항문샘이 있습니다. 항문 주변에는 대략 8~10개 정도의 항문샘이 있습니다. 이곳은 직장벽을 보호하고 배변 시 변이 매끄럽게 나오도록 윤활유와 같은 점액을 분비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항문샘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으로 농이 차오르는 고름 주머니가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항문주변농양입니다. 

 




항문주변농양의 주요 원인은 대장균 등에 의한 세균 감염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대장의 염증성 질환, 크론병, 궤양성 대장병, 결핵, 방선균증, 악성종양, 성병성 림프 육아종, 골반염, 외상 등도 항문주변농양이 생기는 주요 원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항문주변농양과 치루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항문주변농양이 발생해 염증이 가라앉은 이후 완치되지 않고 고름이 나오는 딱딱한 통로(누공)가 생기는 것을 치루라고 합니다. 즉, 급성 염증이 항문주변농양, 만성 염증이 치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항문주변농양이 치루로 발전 


치루는 항문관의 내구와 연결되어 있는 후천적으로 형성된 누관을 말합니다. 보통 항문 주위의 고름이 빠진 후 누공을 형성해 치루가 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항문샘에 세균이 침입해 항문 안쪽에 고름이 차고(항문주위농양), 곪았다가 터지면서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즉, 고름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항문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에 누공(일종의 터널)이 생기는 것입니다. 


치루의 주요 원인은 설사 등 배변 활동에 문제가 있거나 면역력 저하 등의 환경적 요인을 들 수 있습니다. 치루는 여성 환자보다 남성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이는 통계 자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치루,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더 많은 이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치루 환자는 4만 2천 명이었습니다. 


이중 치루로 진료 받은 환자의 성별 통계를 보면 남성이 85.9%로 여성 환자보다 월등히 많았습니다. 연령별 진료 인원은 30대 27.1%, 40대 23.7%, 20대가 17.2% 순으로 특히 30~40대 치루 환자 비율도 꽤 높았습니다. 

 




치루가 남성에서 더 흔한 이유를 몇 가지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남성의 항문샘은 여성보다 깊은 편입니다. 그래서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항문 청결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깨끗하게 씻어도 항문 주변에 이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세균 감염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괄약근이 더 튼튼해 압력이 높아지면 항문샘의 입구가 좁아지면서 이물질이 많이 쌓여 염증이 발생할 확률도 더 높아집니다.


이 외에도 잦은 음주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과음은 설사를 유발하고 결국 항문샘에 오물이 모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에 따라 항문 염증이 발생하기 쉬워지면서 치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치루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항문질환입니다. 그러나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주요 발생 연령층도 30~40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치루 초기 증상


치루는 배변 시 항문 안쪽이 따끔거리고 항문 주위가 부어오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치루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항문 주변이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갑자기 항문의 일부분이 딱딱하게 만져집니다.
둘째, 항문 주변에 농이 나오는 구멍이 만져집니다.
셋째, 피부 쪽으로 난 구멍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름이 배출되면서 속옷 등에 그대로 묻어나기도 합니다.
넷째, 항문 가려움증이나 항문 통증, 항문 주변의 불편감이 느껴집니다.
다섯째, 몸에 열이 나는 것처럼 느껴지고 몸살이 난 것처럼 오한이 들기도 합니다. 


항문주위농양에서 치루로 발전하는 경우는 약 70%로 꽤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특히 치루는 그냥 둔다고 해서 저절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또한, 보존적 치료나 약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치루는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입니다.


참고로 한사랑병원에서는 정상조직은 최대한 살리며, 항문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최소침습 치루 수술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항문주변농양을 초기에 치료받는다면 치루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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