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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왕자 Dec 20. 2023

칭찬의 박수, 짝짝짝!

지금 시각 오후 10시 59분.

아이들과 같이 잠들었다 간신히 일어났다.

우리 가족은 아직도 함께 잔다. 이제 따로 잘 나이가 되었는데...


아들! 딸! 아빠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단다.


잠들기 전까지 하고 있는 이야기 짓기 놀이를 끝내야 하지 않을까,

혼자서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아님, 이야기를 진짜 재미없게 만들거나

무시무시한 공포 이야기로 전부 만들어 버릴까 생각 중이다.

무시무시한 공포 이야기는 아이들이 더 좋아하려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멍하니 10분째다.


정신을 차리고 뭐라도 쓰고 싶은데 정신이 안 차려진다.

커피를 마실까? 냉수를 마실까? 고민을 하고 있다.

그냥 오늘은 글을 쓰지 않고 다시 잠을 잘까

아니야, 그래도 이렇게 일어났으니 뭐라도 써야지.

그래, 뭐라도 써야지.

꼭 써야지.


오늘 하루를 되감기를 한다.


아침은 어느 날과 다를 바가 없었다.

굳이 다른 것을 찾아보자면

아들이 평소보다 12분 일찍 일어났고

음식을 식탁 아래로 조금 흘렸다.

눈곱을 깔끔하게 없앴고,

바지 앞과 뒤를 헷갈리지 않고 잘 입었다.

칭찬의 박수, 짝짝짝!


또 있다.

아침에 황금향 3개를 검정 봉지에 챙겼다.

나에게 따뜻한 말을 자주 해 주는 A씨,

날마다 나를 배려해 주는 B씨,

그리고 점점 사랑스러워지고 있는 C씨에게

출근하자마자 슬쩍 건네주었다.

상큼 달콤한 미소와 함께, 그들의 하루를 응원했다.

 



정신이 조금 든다. 이제 진짜 뭐라도 써야겠다.

오늘 하루를 다시 되감는다.


점심에 낙지떡볶이가 나왔다.

낙지 다리가 떡을 칭칭 감고 있었다.

나무젓가락을 감고 있는 낙지는 보았지만

떡볶이 떡을 감고 있는 낙지는 처음 보았다.

남들은 메뉴가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난 이런 창의적인 메뉴에 박수를 보낸다.

칭찬의 박수, 짝짝짝!




진짜 써야겠다.


저녁을 먹고 나서

우리가 계획하고 있었던 제주도 여행을 취소하자고 제안했다.

이번에는 즉흥적인 여행을 떠나 보자고 했다.

처음에는 실망하던 가족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점점 내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각자의 아이디어를 보태 더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합쳤다.

칭찬의 박수, 짝짝짝!




지금 시각 오전 00시 22분.

내가 원하는 글을 쓰지는 못했지만

뭐라도 썼다.

뭐라도 생각했고, 생각난 대로 썼다.

잘했다.


글쓰기를 향한 도전과 마음쏟음을

앞으로도 응원할게.

이건 나를 향한 응원이다.


칭찬의 박수,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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