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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빗소리 of SNU Jan 24. 2022

서울대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그후..

제3편 청소노동자 사망 이후, 관악사에는 무슨일이?

청소노동자 사망 이후관악사에는 무슨일이?

세간을 떠들썩 하게 한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이 서울대학교 기숙사인 관악사에서 일어났어. 업무 과중, 직장 내 갑질 등으로 인해 한 노동자 분이 극단적 선택을 하신 거야.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직접 서울대를 방문하는 등 학내외적으로 엄청난 관심이 사건에 집중되었어. 법인화 이후 최초로 종합감사도 이루어지고 말이야. 그러자 학교 측에서는 노동자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 과연 제대로 이행되고 있을까?

 

형식적인 경청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로

학교 측은 업무과중 비판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자, 처우를 개선한다는 명목하에 주말 청소 외주화를 단행했어. 주말에 일을 대신해주니 청소노동자들이 쉴 수 있다는 논리였던 거지. 이 말만 들으면 정말 괜찮은 방안인 것 같은데, 뭐가 문제가 되는 걸까?


우선 학교측은 기숙사 청소노동자분들이 요구한 노동강도 감축 요구를 묵살해버렸어. 기존 청소노동자 분들은 주말에 분리수거만 하고 가시는게 아니였어. 휴게공간, 독서실, 화장실, 샤워실, 복도 등 기숙사 전체를 청소하시고 계셨지. 그런데 학교측에서 외주화한 용역은 쓰레기 분리수거만 담당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화장실, 샤워실 등에서 분리수거 공간으로 나오지 않은 쓰레기는 기숙사 내부에서 고스란히 쌓여있고, 특히 기존에는 청소노동자분들이 주말에 틈틈이 청소함으로써 월요일 업무강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는데 주말근무를 하지 못하니 훨씬 월요일 업무피로도가 쎄진 셈이 되버린거야. 실제로 여자기숙사 위생용품칸은 주말이 지나면 넘쳐있고는 하다고 해....


“노동자 요구대로 해주었으니 역효과는 그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하는 것이 아니야?”라고 반문할 수 있어. 하지만 노동자분들이 요구했던 것은 주말 분리수거 외주화가 아니라 노동강도가 줄어들 수 있도록 기숙사 전체 청소 고용인원을 늘려주는 거였어. 무슨 이유에서인지 노동강도를 줄여주기는커녕 오히려 과중시키는 용역을 써버린 거야. 더 문제인 것은 가장 강력하게 요청했던 낙엽정리와 같은 외부 작업 추가 고용 요구는 묵살해버린 거야. 요즘에 관악사 920동 하치장에 가보면 낙엽과 쓰레기가 사람들이 못들어갈 정도로 많이 쌓여있다고 해....


업무강도만이 문제가 아니야. 주말출근과 같은 경우, 노동자분들에게 시간 외 근무 수당이라 하여 연 200~300만원가량의 수입이 되어주었어. 그런데 요청하지도 않은 외주용역으로 인해 노동자분들이 이 급여를 오히려 받지 못하게 되버린 거야. 청소노동자 사건 이후 노동자분들의 처우가 개선이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버린 셈이지. 청소노동자분들은 이런 피해를 학교에 토로하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하기만 해.


그렇다면 학교는 왜 제대로’ 소통하지 않을까?

학교가 이런 말도안되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이야. 소통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시행한 것은 학생 설문조사뿐이었어. 노동자 분들 요구는 들어보지도 않은 셈이지. 게다가 사망하신 노동자분이 청소노동자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역할을 많이 맡으셨다고 해. 그런 분이 돌아가시니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가 되버린 것도 있고.


서울대학교 총장님이 노동자분들을 위로하는 자리가 열리기도 했는데, 노조원들은 입장이 불허되었다고 해. 그래서 노조원들이 요구안을 간접적으로 총장님에게 전달했으나, 총장님은 인권센터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씀만 주셨고. 그러다가 해당 사건이 ‘갑질’로 결론이 나니 시행한 정책이 위의 ‘주말근무 용역화’인거야. 한마디로 제대로 목소리를 들어보지도 않고, 시간만 미루다가 형식적으로 시행한 자구책인 셈이야. 더 웃긴 건 갑질 가해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는 모두 구두징계, 경징계 등으로 끝나버렸어. 사람이 죽었는데 노동자 처우는 나아진게 아니라 더 나빠졌고, 가해자들은 말없이 넘어가버린 셈인 거야. 학교는 사건을 제대로 직면할 생각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노동자 분들 목소리는 한번이라도 들어볼 생각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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