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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 감성지기 Jun 12. 2020

맨스플레인, 폭력을 부를지도 모른다.

맨스플레인,  한 번쯤 생각해 보자

나는 여성이다. 하지만 초등 동창생인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이 여럿 있다. 그중에 유독 신사적이고, 밥 잘 사 주는, 특히 나의 이야기에 공감을 잘해 주는 남사친이 한 명 있었다. 그 와는 사는 이야기, 투자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등 여유로울 때 여사친처럼 수다를 떨곤 했다. 그는 사업을 하는지라 투자에 안목이 깊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투자 방법 등 서로 편안하게 자주 대화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인가 나는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가 나의 이야기에 공감은커녕, 내 이야기에 딴지를 걸고 자기주장을 자꾸 펴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육아 이야기를 하여도 반감을 표시하며, 주절주절이 나에게 설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단절을 한 상태였다.     


'맨스플레인'이라는 용어를 알고부터 그 친구가 생각나고 그를 적당한 선에서 이해하고자 노력하였다. 이제 내 이야기에 공감을 표시하지 않아도 '맨스플레인'의 의미를 떠올리며 나는 반감을 표시하지 않기로 결정 내렸다.     



나는 나름 성전문가라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맨스플레인'이라는 용어는 처음 들어보았다. ‘가스등라이팅(브런치 글을 읽어보세요)’ 이란 단어는 알고 있었지만, 맨스플레인, 우먼스플레인은 생소할 뿐이었다.      

'맨스플레인'이란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우위를 점한 남성이 자신에 대한 과잉 확신으로 여성을 가르치려 드는 행태를 말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맨스 플레인'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의도적 '아는 척'이다(네이버 백과).     

 

페미니즘이 한국 사회에 화두가 되면서 신조어들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가스라이팅'(브런치 글을 읽어보세요)과 '맨스플레인'이 대표적이다. 두 단어의 뜻은 비슷하지만 작지 않은 차이가 있다. ‘가스라이팅’이 개인에 대한 심리적인 지배를 의미한다면 ' 맨스플레인'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전략적 '아는 척'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 위월적 사회 고정관념으로 인한 여성을 가르치려 드는 것이 이에 속한다.     



'맨스플레인'은 처음 리베카 솔닛(2014년)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김명남 옮김, 창비 펴냄)는 책을 통해 유행되었다. 의미로는 '남성'인 man과 '설명하다'라는 동사 explain을 결합시킨 단어로, ' 남성들이 여성들 앞에서 잘난 척을 하며 가르치려는 듯 말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태도는 '여성은 남성보다 무지할 것이라는 편견에 기대어 발생한다. '라고 책에는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영화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영화『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주인공 스트레인지의 애인 크리스틴 팔머는 응급실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이 있고, 세계 최고의 신경과학 의사인 닥터 스트레인지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정도로 실력 있는 의사다.  그러나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세상을 구할 남주인공을 돕는 애인 겸 조력자에 지나지 않았다. 평범한 인간 여성 1호로서 슈퍼 파워를 가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크리스틴 팔머는 뛰어난 의사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동료인 스트레인지에게 무시당하거나 지적을 당한다. 이것 또한 맨스플레인의 한 형태로 여겨진다.


 또한 나의 경험에 따르면, 내가 예전에 골프를 처음 배울 때 골프 연습장을 자주 가곤 했는데, 어느 정도 골프에 대해 친숙해질 때면 한 마디씩 가르쳐 주는 남성들이 한둘이 생기곤 했다. 나 자신의 스윙을 만들어야 하는데 뭇 남성들이 자꾸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니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골프라는 종목이 남성이 우월하다는 심리적 우월감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그들에게 맨스플레인을 설명할 기회를 놓쳤으니 말이다.



 리베카 솔닛(2014년)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책에서 중요한 메시지로, 맨스플레인 뒤에 남성들의 숨은 폭력성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위력에 의한 폭력을 말하고 있다, 심리적으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여성을 폄하하는 생각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보면, 알게 모르게 폭력성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폭력이란 신체적인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언어적, 정신적 폭력도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아무튼 남성도 여성도 맨스 플레인의 오류를 범하기 전에 맨스 플레인의 극복책을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맨스플레인' 극복책


다음은 ' 나무 위키'의 '맨스플레인' 극복책을 제시해 본다.
 
 1. 여성 측에서 설명이 필요한 상태임을 충분한정당한 근거를 통해 결론 내렸는가?
 2. 혹시라도 "여성이라서모를 것이라고 내심 단정을 지은 부분은 없는가? 
 3. 본인이 원래 상대방이 관심이 없어 하든 말든 붙잡고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이것은 성차별이 아닌 잘못된 대화법의 문제이다. 
 4. 본인(여성)의 입장에 거슬리는 의견을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너 혹시 '맨스 플레인'이라는 거니?"라고 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리베카 솔닛(2014년)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김명남 옮김, 창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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