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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 감성지기 Mar 24. 2022

성교육은 관계 교육

“당당한 부모 되고 싶어" ('고딩엄빠')

 우연히 TV 방송에서 ‘10대의 성(性)’ 이야기!’라는 ’고딩엄빠‘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성교육을 하다 보니 관심 있게 보게 된 프로그램이다. '고딩엄빠프로그램은 10대에 결혼출산육아를 경험하게 된 고등학생 엄마아빠의 일상을 관찰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우리는 청소년들의 첫 성관계 경험 나이가 평균 13.6세라는 사실을 여러 통계를 통해 알고 있지만 “10대들의 성관계는 요즘에 흔한 일”이라는 10대 출연자들! 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대부분 어른이 모르는 ‘10대 성문화’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는 아직 10대들의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인 분위기이다. 그래서인지 이 프로의 MC들 또한 ‘10대 엄빠’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라며 “평소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지만, 사회적으로 숨기기 급한 일들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나 또한 업무상 이러한 자료들을 많이 접하지만, 학생들의 직접적인 경험을 듣고 보니 더욱더 우리 기성세대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함을 느끼게 된다. 출연자들은 사회적으로 ‘청소년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내 아이에게 당당한 부모가 되고 싶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출산을 한 후 발생하는 사건 사고들을 뉴스들을 통해 많이 접할 수 있다하지만 위 프로에 나오는 고딩엄빠처럼 새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이른 어른이 되어 책임을 다하는 청소년들도 많음을 알게 된다우리나라에서 10대 청소년 부모가 사회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워, 임신하고, 출산을 경험하며 아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일이 절대 쉽지는 않을뿐더러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어려운 선택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청소년 부모’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많이 마련되면 좋겠다     



 한해에 출산을 경험하는 10대가 918명(통계청, 2020)이다. 그중 15세 미만의 부모도 11명이나 된다니 충격적이다. 이시훈 성교육 전문강사는 “요즘 10대들한테 성 경험은 익숙한 일이고, 친구들 사이에서 성 경험 여부가 하나의 라벨처럼 여겨져, 인싸(인사이더)와 아싸(아웃사이더)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통계청 자료(2018~2020)


이제는 성교육에 대한 시각도 변화되어야 한다.


  이제는 성교육에 대한 시각도 변화되어야 한다. 유네스코와 세계 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포괄적 성교육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양한 형태의 가족, 생물학적 성과 젠더의 차이, 신체적 접촉을 통한 쾌락과 효과적 피임 방법 등이 제시되어 있다. 유네스코는 현실에 발맞춘 성교육이 안정적인 성생활을 유도하는 반면, 금욕을 강조하는 성교육은 성 경험 시작 시기를 늦추거나 성생활 빈도 및 파트너 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없다고 했다.     

성교육은 섹스에서 더 나아가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관계를 이어야 하는지 다뤄야 한다.


  성교육은 섹스에서 더 나아가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관계를 이어야 하는지 다뤄야 한다. 안전한 성관계의 중요성 또한 관계 교육에 있다. 상대를 존중하고, 동의받았는지? 상황에 떠밀려하는 행위는 아닌지? 성병과 임신에 대처를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10대가 잘못 알고 있는 성교육 지식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보통 “사정이 가까워지면 질외사정을 해 피임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잘못된 지식이다. 남자는 “흥분했을 때 나오는 쿠퍼액으로도 임신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피임법, 그중의 가장 간편한 피임법인 콘돔 착용법을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     

 성 엄숙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교육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청소년이 궁금해하는 성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성교육은 단순히 정자와 난자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생물학적 성지식 전달 교육이 아니다.      

 성교육의 핵심은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교육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교육의 첫걸음이 성교육일 것이다. 이제는 성에 대한 담론이 음지에서 양지로, 행위에서 관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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