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누구나 삶에서 춥고 어두운 날들을 겪는다.
안개 낀 듯 가득찬 불안으로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과거의 상처가 스스로를 짓눌러 앞으로 나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렇듯 어려운 날을 지나던 이 비단 우리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와 마찬가지로 불행과 고난, 상처와 외로움을 겪었던 수많은 예술가들은 그들의 마음과 삶을 그림이라는 예술로 재탄생시켰다.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소란한 날들, 흐린 날씨의 우리 마음을 예술가들의 삶과 그림을 통해 어루만진다. 도시의 고독과 단절의 정서를 그려낸 에드워드 호퍼부터 가족에 대한 그리움 속 그림이라는 꿈을 놓지 않던 이중섭, 친구를 잃은 슬픔을 짙은 푸른색으로 쏟아냈던 피카소까지, 저자는 작품 자체에 대한 객관적 설명보다도 작가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그들을 미술작품과 작가라는 프레임 밖의 한 개인으로 조명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작품 속 정서를 보다 풍부하게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작가가 아닌 한 인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담아 만들어낸 작품이 하나로 연결되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고백하며 특정 작가와 그의 작품이 어떻게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는지 설명하는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그림을 통한 치유의 방법을 깨닫도록 돕는다.
결국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는 우리 모두가 겪는 감정을 매개로 그림과 작가, 그리고 저자 스스로의 경험을 엮어낸 치유의 이야기인 셈이다.
우리는 누구나 흐리고 바람 부는 날씨를 통과하며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좋지 않은 날씨에 꺾이지 않고, 이 또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그 여정에서 그림과 미술관, 그리고 그림에 엮인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들이 위로와 응원이 되어 줄 것이다.
미술이 어렵고 따분하기만 하다고 생각한다면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를 읽어 보기를 바란다. 그림 너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나아가 그들의 삶이 담긴 작품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에게 미술관이, 그림을 보는 일이 쉼과 치유의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트인사이트 기고글 원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9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