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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차 Nov 19. 2022

영국 아직도 석유해?

영국의 기후 활동가와 함께한 탈석탄의 밤 르포

함께 석사를 할 때부터 활발하게 기후 활동을 했던 친구를 따라서 펍에서 열린 탈석탄 런던 (Fossil Free London) 모금행사에 참여했다. 친구는 Fossil Free London은 영국 금융기관이나 정부기관의 화석연료 투자에 반대하는 기후 단체라고 설명했다. 삼삼오오 맥주를 들고 활동가들의 공연을 보면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안부인사를 나눴다. 영국에 온지도 1년이 넘었지만 서서 먹는 맥주는 아직도 어색하다. 마지막 공연으로는 Fossil Fuel London 활동가들이 소비를 지양하고 바클레이 은행의 화석연료 투자를 규탄하는 내용을 뮤지컬 형식으로 노래했다. 그렇게 즐거운 저녁을 보내고 오늘 행사의 배경이 궁금해졌다.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보였던 영국 정부차원에서 석유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사실이 놀라웠다. 환경덕후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런던의 탈석탄 키워드로 영국의 석유가스 개발 현황을 알아보자.


탈석탄의 밤 - 화석연료 없는 세상을 노래하는 곳


#1 잭더우 석유가스전 (Jackdaw oil and gas field) 

영국 북해 유전 가스 사업 중 하나로 그린피스에 따르면 가나의 한 해 탄소배출량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대형 가스전 사업이다. 환경단체의 반발과 당해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회의 (2021.11) 열리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2 캠보 석유가스전 (Cambo oil and gas field)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지역에 에너지 위기가 초래되면서 지금은 사임한 리즈 트러스 총리는 Shell의 수정된 Jackdaw 프로젝트 안을 승인하게 된다 (2022.06). 이에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영국 정부를 대상으로 법적 분쟁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Jackdaw 프로젝트 승인이 다른 화석연료 투자 산업의 사업 승인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때 스코틀랜드의 첫 행정수반인 니컬라 스터전 (Nicola Sturgeon)이 Cambo 사업의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영국 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3 로즈뱅크 석유가스전 (Rosebank oil and gas field)

Jackdaw와 Cambo 석유가스전에 대한 환경단체와 과학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더 큰 석유가스전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로즈뱅크 사업은 석유회사 Equinor, Suncor 에너지사와 Siccar Point가 투자한 영국 북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석유가스전이다. 캠보 석유가스전의 3배 규모이며 약 500백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탈석탄의 밤 - 펍에 모인 사람들의 기후 소망과 관련 브로셔들


이미 더운 지구에 부채질하고 있는 석유가스 회사를 향한 영국 정부의 반응은 중립적이다. 에너지 기업에 당근과 채찍을 둘 다 주고 있는데 그게 바로 어제 발표한 (17일) 세금을 감면해주면서 강력한 횡재세(windfall tax) 정책이다. 현 영국 총리인 리시 수낙 총리는 횡재세를 일회성으로 부과(one-off) 하지 않고 2028년 3월 말까지 계속 부과하는 횡재세를 올해 초 발표한 25%에서 35%로 인상했다. 보통 한 번만 부과되는 횡재세를 그것도 수년 동안 35% 매기겠다고 하니 석유산업은 크게 당황했다. 그러나 동시에 영국 북해에 투자한 기업들은 투자 충당금 (investment allowance) 29%를 적용받아 사실상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회계에서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영국 정부는 100파운드를 추가하면 투자사는 91.40파운드의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에는 25% 횡재세 보다 10% 인상했음에도 기업은 더 큰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영국 정부의 진심은 어느 쪽일까? Shell은 Jackdaw가스전이 북해 가스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산업이 정의롭게 에너지를 전환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설명한다. 과연 산업의 에너지 전환 속도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속도 그리고 기후위기의 속도는 평행할까? 과학자들은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상승한다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직면하게 된다고 한다. 국가의 에너지 전환 속도와 기후위기 둘 중 결승선에 먼저 도달하는 쪽이 남겨진 사람들의 삶을 결정하게 되지 않을까. 


참고자료

1. 그린피스 Jackdaw 가스전 입장 설명글

https://www.greenpeace.org.uk/news/jackdaw-gas-field-legal-case/

2. Shell의 Jackdaw 가스전 해명글

https://www.shell.com/media/news-and-media-releases/2022/shell-invests-in-the-jackdaw-gas-field-in-the-uk-north-se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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